옥천 이지당, 서당 최초로 보물이 된 조선 후기 교육 공간에서 즐기는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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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층 누각 갖춘 독특한 ‘ㄷ자형’ 건축과 서화천 따라 펼쳐진 풍경

옥천 이지당 전경
옥천 이지당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겨울 산자락에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 무렵, 서화천을 따라 이어진 데크길 너머로 고즈넉한 기와지붕이 모습을 드러낸다. 낙엽이 쌓인 마당을 지나 누각 아래 서면 400여 년 세월이 켜켜이 쌓인 서당의 단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편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청주성을 되찾은 조헌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공간이다. 1674년경 그의 제자 김만균이 건립했으며, 2020년 12월 서당 건축물로는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107호에 오른 의미 있는 장소로 남는 셈이다.

청주와 금강 사이 옥천 산자락에 자리한 이 서당은 조선 후기 소박한 건축미와 성리학 전통이 어우러진 곳이다. 계절마다 서화천이 만든 풍경 속에서 역사의 무게를 고요히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 의병장 조헌을 기리는 교육 공간

옥천 이지당 모습
옥천 이지당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옥천 이지당(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이백6길 126)은 임진왜란 의병장이자 성리학자 조헌(1544~1592)을 추모하기 위해 1674년경 그의 제자 김만균이 건립한 서당이다. 조헌은 임진왜란 당시 옥천에서 1,700여 명을 규합하여 청주성을 수복한 인물로, 금산전투에서 700명의 의병과 함께 전사한 충절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편이다.

이지당이라는 이름은 송시열이 지었으며, 시전의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에서 ‘지(止)’ 두 글자를 따온 것이다.

송시열이 쓴 현판의 원본은 1992년부터 옥천 향토전시관에 보관 중이며, 현재 건물에 걸린 현판은 모각본이다. 이율곡 문하에서 학문을 계승한 조헌의 학맥과 송시열의 교육 활동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많은 인재를 배출한 역사를 품고 있다.

중층 누각 덧붙인 드문 건축 구조

옥천 이지당
옥천 이지당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이지당은 정면 6칸, 측면 1칸의 ㄷ자형 기와집으로, 양쪽 익랑에 중층 누각을 덧붙인 매우 드문 형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서쪽 익랑에는 2층 누각이 부착되어 있으며, 좌측 3칸 익랑 역시 누각 구조를 이루고 있어 조선 후기 건축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건물은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건축미를 표현하고 있으며, 주변 서화천 경관과 어우러져 사계절 수려한 풍경을 선사한다.

2020년 12월 28일 서당 건축물로는 처음으로 보물 제2107호에 지정되면서, 안동 도산서원 도산서당·농운정사와 함께 문화재 정책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끈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 공동체가 300년 넘게 지켜온 교육 유산

산책로와 옥천 이지당 누각
산책로와 옥천 이지당 누각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1901년 이후 옥천 지역 4개 문중(현재 3개)이 이지당계를 구성하여 공동농지 수익으로 건물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지역 공동체의 전통은 300년이 넘도록 이어지며, 조선 시대 민간 교육시설의 지속 가능한 관리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

입구에서 건물까지는 약 200m 데크길을 따라 5분가량 걸으며, 서화천을 따라 펼쳐진 계절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봄에는 신록이,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어우러져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편이다. 주변 정지용문학관(약 2~3km)과 장계관광지(약 3~4km)를 함께 둘러보며 옥천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무료 입장에 상시 개방, 주차 공간 완비

마당에서 바라본 서화천 풍경
마당에서 바라본 서화천 풍경 / 사진=옥천군청 블로그 전성옥

이지당은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입구 공터에 주차 후 데크길을 따라 약 5분간 걸으면 본 건물에 도착하며, 주차 공간은 넉넉히 확보되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옥천 향토전시관(약 5~7km)에서는 송시열이 직접 쓴 이지당 현판의 원본을 전시하고 있으며, 부소담악(약 10~15km)에서는 금강 유람선을 탐승할 수 있다.

기상 악화 시 데크길이 미끄러울 수 있어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문의는 옥천군청 관광과(043-734-4311)로 가능하다.

옥천 이지당 겨울 풍경
옥천 이지당 겨울 풍경 / 사진=옥천군청 블로그 전성옥

옥천 이지당은 임진왜란의 역사와 조선 후기 교육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서당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에 오른 건축적 가치와 300년 넘게 지역 공동체가 지켜온 유산의 의미는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는 셈이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고요히 서 있는 서당의 기품을 느끼고 싶다면, 서화천 따라 이어진 데크길을 걸으며 조선의 교육 철학과 역사의 무게를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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