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부터 장미가 물드는 올림픽공원

봄이 어느덧 깊어지고, 초여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서울 한복판에선 이제 막 꽃 피울 채비를 마친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올림픽공원 들꽃마루다. 지금부터 6월까지 양귀비와 유채꽃, 장미가 순서대로 개화하며 들판은 점점 더 화려한 풍경으로 물들어간다.
아직은 모든 꽃이 만개한 건 아니지만 5월부터 슬슬 피어나기 시작해 6월이면 절정을 이루는 이 시기가 오히려 더 기대된다. 차분히 시작되는 꽃들의 행진은 바쁜 일상 속 작은 설렘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올림픽공원 남2문 근처 숲길을 따라 40~50m만 걸어 들어가면 들꽃마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초록 언덕 위로 양귀비꽃이 서서히 얼굴을 내밀고 있으며 햇빛을 받으면 얇은 종이처럼 투명하게 빛난다.
언덕 위 원두막은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되고 반대편엔 유채꽃이 노란색 물결을 이루기 시작한다.
꽃이 완전히 피지 않았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점점 풍성해지는 풍경을 따라 몇 번이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이 이곳의 묘미다. 꽃과 함께 계절이 천천히 익어가는 모습은 짧은 여행 이상의 힐링을 선사한다.

양귀비 언덕을 내려오면 시원한 그늘 아래 벤치들이 마련돼 있다. 잠시 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장미광장이다. 국내 품종 장미 5종, 총 700주로 구성된 이곳은 6월이 되면 장미향이 가득 번진다.
분수와 어우러진 아치형 포토존에는 각양각색의 장미들이 피어나고 방문객들은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으로 순간을 담아낸다. 꽃들이 주는 색감과 향기, 물 흐르는 소리까지 어우러진 이 공간은 계절 속 가장 감각적인 쉼표가 된다.

서울은 지금, 계절이 바뀔 때마다 꽃으로 마음을 달래주는 도시다. 중랑천변에는 양귀비와 안개초가 어우러진 힐링 꽃밭이 조성되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하고, 반포한강공원 서래섬은 유채꽃 명소로도 유명하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계절을 느끼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참 위로가 된다. 특히 들꽃마루처럼 매일 조금씩 풍경이 변하는 곳은 일상의 소소한 기대가 되어준다.

5월의 초입, 아직은 모든 꽃이 만개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지금이 오히려 가장 설레는 시기다.
올림픽공원 들꽃마루는 5월 중순이면 양귀비와 유채꽃, 장미가 절정을 이루며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명소로 거듭난다.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계절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이곳. 지금부터 차근차근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당신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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