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3만 명 다녀간다”… 가을에 가기 좋은 입장료 무료인 220m 호수 위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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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출렁다리
수도권 1시간 거리에서 만나는 가을 명소

마장호수 출렁다리 가을 풍경
마장호수 출렁다리 가을 풍경 / 사진=경기관광공사 강한나

잔잔한 호수 위를 가르는 바람을 맞으며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발끝으로 전해지는 기분 좋은 흔들림. 눈앞에는 시원하게 펼쳐진 물과 숲의 파노라마가, 등 뒤에는 도시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이곳이 그저 아찔한 다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잠시 그 생각을 접어두어도 좋다. 대한민국 출렁다리 관광의 새로운 역사를 연 ‘살아있는 전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숨겨진 이야기와 변치 않는 매력을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본다.

마장호수 출렁다리

“입장료 무료로 즐기는 가을 절경 명소”

마장호수 출렁다리 여름 풍경
마장호수 출렁다리 여름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황성훈

마장호수 출렁다리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로 313에 자리한, 이제는 파주시를 넘어 수도권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관광 명소이다.

2018년 3월 29일,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 이 다리는 ‘국내 최장 보도교’라는 압도적인 타이틀로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 길이 220m, 폭 1.5m의 위용은 당시로서는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든 규모였고,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새로운 관광 역사를 썼다.

이 다리의 성공은 상상 이상이었다. 파주도시관광공사에 따르면 개장 후 불과 8개월 만인 2018년 11월 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한 해 동안 123만 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부상했다.

마장호수 출렁다리
마장호수 출렁다리 / 사진=파주시청 공식 블로그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출렁다리를 벤치마킹하는 ‘출렁다리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전국 어디서나 특색 있는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게 된 데에는 마장호수 출렁다리의 선구자적인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지금은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404m),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600m) 등 더 길고 화려한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며 ‘국내 최장’이라는 타이틀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 다리의 가치는 단순히 길이에만 있지 않다.

거친 산악 협곡이 아닌, 잔잔하고 평화로운 호수를 가로지르며 자연과 교감하는 독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특별하다.

기술과 자연이 빚어낸 안전한 스릴

마장호수 둘레길
마장호수 둘레길 / 사진=경기관광공사 강한나

마장호수 출렁다리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안전하게 설계된 짜릿함이다. 성인 약 1,280명의 무게를 동시에 견딜 수 있고, 초속 30m의 강풍과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에도 끄떡없도록 내진설계가 적용되었다.

다리 중앙부 18m 구간에 설치된 투명한 방탄유리 바닥은 발아래로 아찔한 호수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며 심박수를 높이지만, 무섭다면 양옆의 나무 데크나 철망 구간으로 우회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담력에 맞춰 다리를 즐길 수 있다.

다리를 건너며 만나는 풍경은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는다. 봄에는 파릇한 새순이,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오색 단풍이,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호수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다리를 건넌 후에는 산책로를 따라 호수 둘레를 여유롭게 걷거나, 전망대에 올라 출렁다리와 어우러진 마장호수의 전경을 한눈에 담는 것도 추천한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마장호수 출렁다리 걷는 모습
마장호수 출렁다리 걷는 모습 / 사진=파주시청 공식 블로그 배정은

수도권에서의 뛰어난 접근성은 마장호수 출렁다리가 가진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이다. 서울 도심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부담 없는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이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총 8개의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약 900대 이상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주차 요금은 승용차 기준 최초 입차 시 2,000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은 온 가족이 함께 찾아도 부담이 없는 큰 장점이다. 운영 시간은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방문 계획을 세우기 편리하다.

마장호수 석양
마장호수 석양 / 사진=경기관광공사 강한나

안전을 위해 기상 상황이 좋지 않거나 정기 안전 점검이 있을 시에는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파주시 문화관광 웹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장호수 출렁다리는 더 이상 ‘가장 긴 다리’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 관광 지형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상징성과 잔잔한 호수가 주는 서정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수도권 최고의 접근성을 바탕으로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스릴 넘치는 다리 위에서의 짧은 산책이 주는 해방감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의 깊은 휴식을 동시에 원한다면, 이번 주말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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