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만 보고 가면 반도 못 본 거예요”… 호수길 따라 걷는 3.6km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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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도심 근교의 완벽한 하루

마장호수
마장호수 / 사진=ⓒ한국관광공사 안영관

수도권에서 ‘파주’ 하면 흔히 평화누리공원이나 대형 아울렛을 떠올리지만, 자연의 품에서 온전한 쉼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은 다른 곳을 향한다. 바로 짜릿한 출렁다리로 명성을 얻은 마장호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마장호수의 진짜 매력은 단 하나의 구조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그 이름표 뒤에는 일상의 소음을 잠재우는 고요한 물결과 사계절의 색을 입는 너른 숲, 그리고 그 속을 거니는 다채로운 즐거움이 숨겨져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저수지를 넘어, 파주시가 야심 차게 조성한 ‘도심 근교의 완성형 자연 휴양지’ 그 자체다.

출렁다리라는 이름표 뒤에 숨겨진 진짜 매력

파주 마장호수
파주 마장호수 / 사진=파주시 공식블로그

마장호수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로 313에 자리한 곳이다. 본래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저수지였으나, 파주시가 시민들을 위한 친환경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수도권의 대표적인 나들이 명소로 거듭났다.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인공적인 시설이 아닌,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압도적인 자연경관이다. 특히 호수 둘레를 따라 조성된 길은 이곳의 백미로 꼽힌다.

마장호수 수변 데크
마장호수 수변 데크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많은 이들이 걷는 3.6km 길이의 수변 데크는 물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폭이 넓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잔잔한 물빛과 주변 녹음이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선물한다.

조금 더 길게 걷고 싶다면 총 4.5km에 달하는 외곽 순환 산책로에 도전해볼 만하다. 이 길은 호수에서 한 걸음 떨어져 숲의 정취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길 곳곳에 자리한 정자와 쉼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색에 잠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 위를 누비는 자유, 카누부터 캠핑까지

마장호수 카누
마장호수 카누 / 사진=파주시 공식블로그

고요한 산책만으로는 아쉽다면 직접 호수 안으로 들어가 보자. 마장호수는 정적인 풍경 감상을 넘어 동적인 체험까지 완벽하게 책임진다.

호수 한편에 마련된 수상레저 체험장에서는 투명 카누와 카약(30분, 15,000원), 그리고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 높은 수상 자전거(2인승 15,000원, 4인승 20,000원)를 즐길 수 있다.

하룻밤 더 머물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마장호수 휴(HUE) 캠핑장이 훌륭한 대안이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캠핑장은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하룻밤을 약속한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자연과 온전히 하나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목적에 맞는 주차와 여유로운 휴식 팁

마장호수 산책길
마장호수 산책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황성훈

이 모든 경험을 불편함 없이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용적인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공원의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주차는 유료로 운영된다.

주차요금은 소형차 기준 2,000원이 부과된다. 파주시민은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차장은 제1주차장부터 제7주차장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어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찾는 출렁다리를 가장 빠르게 만나고 싶다면 제2공영주차장이 가장 가깝다.

반면, 인파를 피해 한적하게 호수 산책을 시작하고 싶다면 출렁다리 반대편에 있는 제5, 6, 7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마장호수 출렁다리
마장호수 출렁다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안영관

공원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3월부터 10월까지의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의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개방되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수다.

산책 후 허기나 갈증은 관리동과 전망대에 위치한 카페에서 해결할 수 있다. 넓은 호수를 조망하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마장호수에서의 하루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물론, 마장호수의 상징인 길이 220m의 출렁다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돌풍과 지진에도 견디도록 안전하게 설계된 다리 위를 걸으면 기분 좋은 출렁임과 함께 발아래로 투명한 호수가 펼쳐지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마장호수 트레킹
마장호수 트레킹 / 사진=파주시 공식블로그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다리는 마장호수가 선사하는 수많은 즐거움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단지 출렁다리가 있는 곳으로만 기억하지 말자.

3.6km에 달하는 사색적인 수변길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산책로이며, 걷는 이로 하여금 사계절의 풍경과 조용한 호숫가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게 한다.

수면 위를 가로지르는 수상 레저는 짜릿한 스릴과 여유를 동시에 선사하며, 일상의 답답함을 단숨에 날려버릴 만큼의 해방감을 안겨준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장호수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휴식처이자,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며, 특별한 하루를 완성시켜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진정한 의미의 ‘복합 자연 휴양지’다. 이번 주말, 당신의 발걸음을 마장호수로 향하게 해보자. 평범했던 하루가 뜻밖의 감동으로 채워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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