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요?”… 해발 1,192m 위에 보물이 있는 트레킹 명소

입력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
관봉석조여래좌상 있는 경산의 명소

팔공산 국립공원 전경
팔공산국립공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경북 경산의 산자락을 따라 오르다 보면 자연의 고요와 사람들의 간절함이 한곳에 포개지는 지점이 있다.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다.

사계절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로 널리 알려진 관봉석조여래좌상이 자리해 있다.

힘겹게 이어지는 계단을 지나 정상에 다다르면 팔공산의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맑은 바람이 잠시 숨을 고르게 해준다. 누군가는 소원을 빌기 위해, 누군가는 풍경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

팔공산 풍경
팔공산 풍경 / 사진=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이현승

경상북도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로10길 5-1에 위치한 팔공산국립공원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202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대한민국의 23번째 국립공원이다.

대구와 경북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해발 1,192m의 산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곳에는 산봉 39곳과 기암 10곳, 계곡 19곳 등 다양한 자연 자원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사계절 내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붉은박쥐, 매, 수달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해 생태적 가치 역시 매우 높다.

갓바위지구 전망대에 서면 팔공산을 이루는 수많은 봉우리가 한 줄기처럼 이어져 있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을이면 단풍이 봉우리 사이를 채우고, 겨울이 되면 차가운 산 능선이 공기의 흐름을 따라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는 방문 시기마다 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오르는 동안의 고된 숨을 잊게 만든다.

관봉석조여래좌상

관봉석조여래좌상
관봉석조여래좌상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갓바위라는 이름은 정상에 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에서 비롯된다. 통일신라 때 의현 스님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천도하기 위해 팔공산의 자연 암석을 다듬어 조성한 불상으로, 고려 시기에 연꽃무늬 관이 얹히면서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넓적한 자연석이 마치 갓처럼 보인다고 하여 ‘갓바위’라는 이름이 정착했다.

이 불상은 보물 제 43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상 앞에서 한 가지 소원을 정성껏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특히 수험생 부모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고요한 산바람과 염불 소리가 어우러지는 순간, 자신만의 기도를 올리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 돌탑이 곳곳에 자리하며, 오랜 시간 이어진 간절함이 이 공간을 더욱 독특하게 만든다.

두 방향으로 나뉘는 갓바위 산행

팔공산 갓바위 계단길
팔공산 갓바위 계단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갓바위로 향하는 길은 두 방향으로 나뉜다. 대구 쪽은 경사가 가파르고, 경산 쪽은 비교적 완만해 많은 방문객이 선호한다. 경산 와촌면의 갓바위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면 선본사와 갓바위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약 900m이다. 걸어서 30분 남짓이지만 계단 구간이 많아 생각보다 체력이 필요하다.

계단 사이로 자리한 석등은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져 있어 새벽이나 저녁에 오르면 은은한 불빛이 길을 밝혀 준다. 산사에서 울려 나오는 염불 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움직임이 오르막의 피로를 덜어주는 듯하다.

숨이 차오를 때쯤 만나는 삼성각은 잠시 쉬어 가기 좋은 지점이다.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면 산사의 고즈넉함 속에 걸린 연등이 눈길을 잡는다. 다시 길을 나서면 마지막 계단이 이어지고,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긴 여정의 피로를 단번에 잊게 만든다.

팔공산 대웅전
팔공산 대웅전 / 사진=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이현승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하루 어느 시간대든 방문할 수 있다. 다만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자차 이용이 편리하며, 주차 후 셔틀버스를 타고 입구까지 이동하거나 도보로 약 15분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등산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지만 계단이 많은 편이라 편한 운동화와 여분의 물은 필수다. 새벽 시간대에는 날씨가 차기 때문에 방한 준비가 필요하다. 입구 주변에는 식당이 많아 산행 전후로 식사를 해결하기 좋고, 특히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조금 일찍 움직이면 여유로운 산행이 가능하다.

갓바위 정상은 경산과 팔공산 자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면 이유 없이 복잡했던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정돈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풍경을 바라보거나 조용히 기도를 올리며 자신을 돌아보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팔공산 갓바위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팔공산국립공원 갓바위지구는 아름다운 산세와 오래된 신앙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다. 비교적 짧은 거리이지만 계단이 이어진 산행은 자신을 단련하는 경험이 되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깊은 고요 속에서 간절함을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팔공산의 봉우리들은 계절마다 새로운 얼굴로 다가오며 방문할 때마다 다른 감동을 준다.

경산에서 하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소원을 빌고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