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아트밸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겨울

2월의 포천 산중, 차가운 바람이 수직으로 솟은 화강암 절벽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 아래 20m 깊이로 고인 물은 에메랄드빛 광채를 뿜어내며, 채석으로 깎여 나간 바위면이 호수에 그대로 비친다.
30년간 돌을 캐내던 이 자리는 이제 연간 40만 명이 찾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청와대 본관과 국회의사당, 대법원, 인천국제공항을 지은 포천 화강암이 바로 이곳에서 나왔다.
채석이 멈춘 뒤 남은 웅덩이와 절벽은 폐허로 남을 뻔했지만,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옷을 입고 되살아났다. 겨울 청명한 하늘 아래 이 풍경은 산업유산과 자연이 만든 독특한 조화를 보여준다.
1972년부터 2002년까지, 국가 건축물을 만든 채석장

포천아트밸리(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는 해발 380m 산중에 자리한 폐채석장 재생 문화예술공간이다.
1972년부터 30년간 이곳에서 채취한 포천 화강암은 익산 황등석, 거창 거창석과 함께 국내 3대 화강암으로 꼽히며,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대법원, 인천국제공항 등 주요 국가 건축물의 외장재로 사용되었다.
1990년대 후반 채석이 중단된 뒤 2004년 포천시가 도시재생 사업에 착수했고, 도비 100억원을 포함한 155억원의 공공투자와 모노레일 민간자본 45억원이 투입되어 2009년 10월 문화예술공원으로 개장했다.
천주호와 조각공원, 예술로 채운 절벽

채석 작업으로 생긴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스며들어 형성된 천주호는 최대 수심 20m, 면적 7,040㎡에 이른다. 화강암 광물 성분이 반영되어 에메랄드빛을 띠는 이 호수는 1급수 수질을 유지하며, 가재와 도롱뇽, 피라미, 버들치가 서식하는 청정 환경이다.
호수 주변으로는 포천 화강암을 소재로 한 30여 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된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해발 255m 높이의 하늘정원에 오르면 천주호와 절벽이 한눈에 조망된다.
높이 약 40m에 달하는 화강암 절벽을 배경으로 한 야외공연장은 천연 스크린을 활용한 무대로 기능하는 셈이다.
천문과학관과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

2014년 7월 18일 개관한 천문과학관은 천체투영실과 4D영상관, 3개 전시실을 갖춘 3층 규모의 과학교육시설이다.
특히 포천아트밸리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일부로, 2020년 7월 인증을 받았으며 2024년 9월 재인증을 통해 2027년까지 지정이 유지된다.
지질학적 가치와 예술이 결합된 이 공간은 돌문화전시관과 전망카페, 한식당 등 편의시설까지 갖춰 다층적 경험을 제공하는 편이다.
동절기 매일 09:00부터, 포천 시민 무료

동절기(11~2월) 운영시간은 매일 09:00~18:00이며, 매달 첫째 화요일은 휴무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
입장료는 관외 성인 6,000원, 청소년 및 군인 4,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포천시민과 만 65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주차장에서 천주호 상부까지 이동하는 모노레일은 편도와 왕복 모두 이용 가능하고, 성인(왕복 기준)5,300원, 청소년(왕복 기준)4,300원, 어린이(왕복 기준)3,300원이다. 겨울철 산중 기온 변화가 크므로 방한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포천아트밸리는 국가를 지탱한 돌을 캐던 채석장이 예술과 자연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에메랄드빛 호수와 수직 절벽, 화강암 조각이 어우러진 풍경은 산업유산의 가치를 문화로 전환한 사례로 남는다.
겨울 청명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천주호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이 특별한 장소로 향해 폐산업이 품은 새로운 생명력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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