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하옥계곡
여름 끝자락을 적시는 에메랄드 계곡

북적이는 해수욕장, 인파로 가득 찬 워터파크가 지겨워질 때쯤 우리는 진짜 자연을 갈망하게 된다.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깊은 숲속, 속이 훤히 비치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상상. 2025년 여름의 끝자락, 바로 그 로망을 실현시켜 줄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포항 하옥계곡이다.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이 비밀스러운 계곡은 올여름 당신에게 최고의 피난처가 되어줄 것이다.
포항 하옥계곡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계곡 일원(동사동~새태양지까지)에 하옥계곡은 자리한다. 태백의 정기를 품고 내려온 여러 물줄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덕분에, 이곳의 물은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 만큼 차고 수정처럼 맑다.
햇살이 비치는 날이면 계곡 전체가 영롱한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여, 왜 이곳이 ‘포항의 보석’이라 불리는지 단번에 실감하게 된다.

외지인의 발길이 뜸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접근성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들고, 차를 몰아도 굽이진 산길을 한참 들어가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하옥계곡만의 고요하고 순수한 자연을 지켜준 최고의 방패가 되었다. 기암절벽과 푸른 산세, 그리고 투명한 계곡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신선이 사는 곳에 당도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물놀이터

하옥계곡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수심을 갖춘 ‘천연 워터파크’라는 점이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저마다 다른 깊이의 물놀이 스팟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른 무릎 깊이의 얕은 곳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장구를 치며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조금 더 깊은 소(沼)는 성인들이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완벽하다. 물이 워낙 맑아 물안경을 쓰고 들여다보면 발밑을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들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또한 계곡 바닥은 자연 그대로의 돌과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발을 보호해 줄 아쿠아슈즈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돗자리나 작은 캠핑 의자를 가져가면 바위 위에 편안한 쉼터를 만들 수 있으며,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와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지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입장료 없이 자연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 하옥계곡은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에 위치해 있다. 찾아가는 길은 조금 고될지 몰라도, 그 끝에서 만나는 에메랄드빛 풍경은 모든 수고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감동을 선사한다.
올여름의 마지막 무더위, 복잡한 세상을 잠시 잊고 싶다면 태초의 자연을 닮은 포항시의 비밀 계곡, 하옥계곡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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