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대 전망대
포항 도심이 품은 야간 해변 명소

12월의 영일만은 차가운 바람과 함께 겨울바다 특유의 고요함을 품고 있다. 그 해안선 한가운데, 전통 기와를 얹은 누각이 교각을 따라 바다 위로 뻗어 나가며 포항의 밤을 지키는 듯 서 있다.
낮에는 탁 트인 동해 수평선을 바라보는 해변이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바다 건너편 제철소에서 쏟아지는 붉은 조명이 수면 위로 번지면서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국내 최초 해상 누각이라는 건축적 가치와 포스코 야경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포항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이 해변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
영일대 전망대

영일대해수욕장의 상징은 2013년 준공된 ‘영일대’다. 정식 명칭은 영일대이지만 누각에 걸린 현판에는 ‘영일정(迎日亭)’이라 쓰여 있어 두 이름이 함께 사용되는 셈이다.
이 건물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바다 위에 세워진 누각이라는 점에서 건축적 의미가 크며, 2013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백사장에서 시작된 교각이 바다를 향해 80m 뻗어 나가고, 그 끝에 2층 규모의 전통 한옥 양식 누각이 자리한다. 지붕에는 8,653장의 기와가 정교하게 얹혀 있으며, 누각 내부로 들어서면 탁 트인 영일만 바다와 포항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특히 2층 난간에 기대어 바라보는 수평선은 동해안 특유의 시원함을 그대로 전한다.
해질녘부터 시작되는 풍경

영일대해수욕장의 진가는 해가 지기 시작하며 드러난다. 오후 5시를 넘어서면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고, 바다 건너편 포스코 제철소에 설치된 LED 경관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서 붉은빛과 주황빛이 수면 위로 번진다.
이 과정에서 검은 바다는 거대한 캔버스처럼 변하고, 제철소의 불빛은 마치 도시 전체가 숨 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해상 누각 역시 은은한 조명으로 밝혀지면서 전통미와 현대적 야경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만든다.
누각 2층에서 바라보는 제철소 야경은 포항만의 독특한 산업 경관을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프레임이며, 수면에 반사된 빛의 잔상까지 함께 담으면 더욱 인상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스페이스워크가 이어지는 산책 코스

영일대해수욕장은 약 1.8km 길이의 백사장을 갖추고 있어 낮에는 맨발걷기 길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백사장 곳곳에는 황토와 모래로 조성된 맨발걷기 인프라가 마련돼 있어 중장년층과 웰니스를 추구하는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편이다.
해수욕장 북쪽 끝은 환호공원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환호공원 내에는 333m 길이의 철제 트랙을 걷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가 있어, 영일대 해변을 산책한 후 도보로 약 15분 이동해 고공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코스를 연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죽도시장(동해안 최대 어시장)과 포항운하가 위치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 좋다.

영일대해수욕장(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두호동 685-1)은 입장료가 없으며, 누각 관람 역시 무료다. 다만 주차는 해안도로변 노상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유료로 운영되는데, 기본 20분에 500원이며 10분당 200원씩 추가된다. 30분 주차 시 700원, 60분 주차 시 1,300원 정도가 발생하는 셈이다.
주차비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도보 10분 거리의 환호공원 주차장이나 두무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이 두 곳은 무료로 운영되며, 스페이스워크를 함께 둘러본 후 해변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KTX 포항역이나 포항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경우 9000번, 207번 버스 등을 이용하면 20~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영일대해수욕장은 도심 속에서 바다와 전통 건축, 그리고 산업 야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포항의 대표 명소다.
국내 최초 해상 누각이라는 건축적 가치와 제철소 조명이 만든 독특한 야경이 여행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셈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이후, 바다 위로 붉은 불빛이 번지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지금 이곳으로 향해 포항만의 겨울 밤바다를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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