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상원사, 국내 유일 문수보살상과 국보 3점이 품은 1,300년 신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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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9km 선재길 끝 무료 개방 사찰

평창 상원사 겨울 풍경
평창 상원사 겨울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월의 오대산은 하얀 설경 속에서 고요함을 더해가고 있다. 비로봉 아래 깊은 골짜기, 천년 전설과 세 점의 국보급 문화재를 품은 사찰이 자리한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상을 모신 특별한 공간이며, 신라 시대부터 조선 세조까지 이어진 역사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겨울 눈꽃과 함께 만나는 상원사의 모습을 살펴봤다.

705년 창건, 세조가 중창한 1,300년 역사

평창 상원사 전경
평창 상원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상훈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창건은 신라 성덕왕 4년(705년) 보천·효명 왕자에 의해 진여원이라 불리며 시작되었다.

이후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중창을 겪었다. 특히 1464년(세조 10년) 정희왕후의 명에 따라 신미 혜각존자가 대규모 중창을 진행했고, 세조는 강릉의 갈대밭 수백 결을 하사하며 사찰 운영을 지원했다.

1946년 화재로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1947년 월정사 주지 이종욱에 의해 재건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영산전만이 화재를 피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세조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공간

상원사 고양이 석상
상원사 고양이 석상 / 사진=평창군 관광협의회

세조는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계곡에서 목욕 중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병이 완치되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이 덕분에 세조는 상원사를 원찰로 삼고 대규모 중창을 단행했다. 경내에는 세조의 목숨을 구했다는 고양이 석상 한 쌍이 자리하고 있다.

상원사 관계자는 이를 “전설처럼 내려온다”고 설명하며, 역사적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소원을 비는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신라 725년 동종부터 세조 시대 불상까지

평창 상원사 동종
평창 상원사 동종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상원사가 품은 문화재의 가치는 각별하다. 신라 성덕왕 24년(725년)에 주조된 동종(국보 36호)은 높이 167cm, 입지름 91cm로 현존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며, 섬세한 용뉴와 당좌 문양이 뛰어나다.

세조 12년(1466년) 조성된, 문수전에 봉안된 목조문수보살좌상(국보 207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을 모신 불상이다.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221호)은 높이 98cm로 문수보살의 동자 형상을 표현한 희귀한 작품이다.

게다가 영산전에는 석가삼존상과 십육나한상이 봉안되어 있어 1946년 화재 속에서도 지켜낸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세 점의 국보는 상원사를 단순한 사찰이 아닌 한국 불교미술의 보고로 만드는 핵심 요소인 셈이다.

9km 선재길과 함께하는 겨울 여행

평창 상원사 설경
평창 상원사 설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원사는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211-50에 위치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월정사에서 출발하는 9km의 선재길을 걸으면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 소요되는데, 천년 숲길을 따라 오대천 계곡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반면 진부역이나 진부 터미널에서 226번 또는 227번 버스를 이용하면 약 40~50분 만에 도착 가능하지만, 하루 1~2회 운행이므로 사전 시간표 확인이 필수다.

주차비는 경차 3,000원, 소형차 6,000원, 대형차 9,000원이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된다. 겨울 방문 시 눈길과 저온에 대비한 복장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문의는 033-332-6666으로 가능하다.

평창 상원사 겨울
평창 상원사 겨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원사는 1,300년 역사와 국보급 문화재, 그리고 세조의 전설이 어우러진 독특한 공간이다.

신라 시대 동종의 은은한 소리, 문수보살상 앞에서의 고요한 시간이 겨울 오대산의 설경과 함께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셈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동굴법당의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비우고 싶다면, 눈 내린 산자락이 아름다운 지금 이곳으로 향해 천년 역사가 만든 특별한 여정을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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