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이런 풍경이라니”… 매년 20만 명이 몰리는 660m 해안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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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곡 용굴촛대바위길
국가지질공원에서 걷는 바다 위 산책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 사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푸른 동해는 어디에나 있지만, 에메랄드빛과 코발트블루가 뒤섞여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다를 만나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여기에 수억 년의 시간이 빚어낸 기암괴석이 해안선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심지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편안하게 누빌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다가 마침내 그 비밀의 문을 연 삼척의 보물,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이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지구의 역사를 품은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이자 파도가 깎고 바람이 다듬은 예술의 전당이다.

촛대바위길 해안 트레킹
촛대바위길 해안 트레킹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20 일원에 자리한다. 이 길의 가장 극적인 서사는 풍경이 아닌 시간에 있다.

무려 60여 년간 군사경계지역으로 지정돼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이곳은 2019년 7월, 총연장 660m의 해안 탐방로로 조성되며 비로소 일반에 공개됐다.

개방과 동시에 연간 2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떠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반세기 넘게 사람의 간섭 없이 오직 자연의 법칙만이 지배했던 공간이 선사하는 원시적인 아름다움은 다른 어떤 해안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곳의 가치는 비단 경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공식적으로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에 속한 핵심 지질 명소다. 탐방로를 따라 걷는 내내 마주하는 기묘한 형태의 바위들은 고생대의 변성퇴적암이 오랜 세월 파도와 해류에 의해 침식되며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지질학 교과서인 셈이다.

파도 위를 걸으며 감상하는 자연의 조각품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출렁다리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출렁다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탐방은 입구의 해양관광센터에서 시작된다. 탐방로는 총 660m로, 512m의 해안 데크와 56m 길이의 출렁다리로 구성되어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계단 옆으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노약자나 장애인,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도 큰 무리 없이 해안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데크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시야는 온통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가득 찬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 것은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은 촛대바위다.

그 옆으로는 금방이라도 바다로 나아갈 듯한 거북바위, 날렵한 옆모습의 사자바위, 이집트에서 옮겨온 듯한 피라미드바위 등 자연의 상상력이 빚어낸 조각품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과거 배를 타야만 볼 수 있었던 이 비경들을 이제는 발아래 투명한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어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촛대바위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촛대바위 / 사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탐방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용굴과 출렁다리다. 작은 고깃배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가진 초곡용굴은 구렁이가 용으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높이 약 11m에 세워진 출렁다리는 바닥 일부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발밑으로 아찔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행자를 위한 완벽한 준비, 똑똑한 이용 가이드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산책로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산책로 / 사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안전을 위해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다.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그다음 평일에 휴무하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된다. 동절기(11월~2월)에는 마감 시간이 1시간씩 당겨져 오후 4시까지 운영하고, 입장은 오후 3시에 마감되니 시간 계획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시 삼척터미널에서 242번 버스를 타고 초곡용굴촛대바위길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주차장은 입구 근처에 24시간 개방하는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요금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전경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전경 / 사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탐방 소요 시간은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다면 왕복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자연유산 보호를 위해 탐방로 내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며 음식물 반입도 금지된다. 반려동물은 반드시 이동장(케이지)을 사용하는 조건 하에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오랜 세월 감춰져 있던 만큼,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동해안의 숨은 보석이다. 단순한 산책을 넘어 지구의 역사를 느끼고, 자연이 빚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60년 만에 열린 자유의 길을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목적지는 바로 삼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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