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타고 만나는 피서지”… 예약해야만 들어가는 5억 년의 국내 최대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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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대금굴
예약으로만 허락되는 지하 궁전 탐험

삼척 대금굴
삼척 대금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돈만 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관광지는 많다. 하지만 여기, 치열한 예매에 성공해야만 비로소 탐험의 자격이 주어지는 비밀의 왕국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의 대금굴은 단순한 동굴이 아니다.

5억 3천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태고의 신비 속으로, 은하철도라 불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떠나는 한 편의 탐험 영화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이 지하 궁전으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방법부터 그 안에서 마주하게 될 경이로운 풍경까지, 선택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을 완벽하게 안내한다.

삼척 대금굴

삼척 대금굴 모노레일
삼척 대금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대금굴 탐험의 첫 번째 관문이자 가장 중요한 규칙은 바로 ‘100% 온라인 사전 예약’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에 위치한 이곳은 현장 발권이 절대 불가능하다. 반드시 방문 하루 전까지 ‘삼척시 동굴 통합예매시스템’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마쳐야 한다.

이는 훼손에 극도로 취약한 동굴 내부를 보호하고, 회차당 40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관람객에게 최상의 탐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철저한 원칙이다.

이 엄격한 규칙 덕분에, 예약에 성공한 탐방객은 북적임 없이 오롯이 동굴의 신비를 경험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매표소에서 예약 확인 후 입장권을 받으면, 드디어 비밀의 문을 여는 은하철도 모노레일에 오를 시간이다.

8m의 동굴 폭포

삼척 대금굴 폭포
삼척 대금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610m의 레일을 따라 오르는 모노레일에서 내리는 순간, 서늘한 공기와 함께 거대한 지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금굴의 심장은 바로 ‘물’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끊임없이 들려오는 거대한 물소리가 온몸을 감싼다. 그 소리의 근원을 따라가면 높이 약 8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굴 폭포와 마주하게 된다.

수억 년 동안 닫혀 있던 공간에서 터져 나오는 웅장한 물줄기는 다른 어떤 동굴에서도 느낄 수 없는 압도적인 생명력과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폭포 아래 형성된 깊고 푸른 동굴 호수와 계단식 논처럼 생긴 휴석소(畦石沼)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대금굴
삼척 대금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이 경이로운 풍경은 약 5억 3천만 년 전, 따뜻한 바닷속 산호초 지형이 지각 변동으로 솟아오른 뒤 오랜 세월 지하수에 의해 침식되며 만들어졌다. 놀라운 사실은 이 거대한 지하 궁전이 2003년 2월, 인공적인 발굴 작업을 통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외부로 난 입구가 없어 수억 년간 비밀을 간직했던 것이다. 이후 탐방 시설 설치에만 3년을 더 쏟아, 총 7년의 준비 끝에 2007년 6월 5일, 마침내 일반에 그 문을 열었다.

삼척 대금굴 실내
삼척 대금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기

대금굴의 입장료는 모노레일 이용료를 포함해 어른 12,000원이며, 전체 관람에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매월 18일은 동굴이 쉬는 정기 휴무일이니 방문 계획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치열한 예매 과정을 거쳐야만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대금굴의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올여름, 무더위를 피해 5억 년의 시간이 빚어낸 지하 궁전으로 떠나는 특별한 탐험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노력의 끝에서 만나는 서늘하고 경이로운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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