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전설이 깃든 절벽 위 산책로”… 울릉도까지 보이는 해안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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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
동해·울릉도를 품은 전설의 전망대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
수로부인헌화공원 / 사진=삼척 공식블로그 김해경

삼척 임원항의 깎아지른 해안 절벽, 그 위에 거대한 엘리베이터 타워가 솟아 있다. 호기심에 이끌려 51m를 오르고 나면, 눈앞에는 현실이 아닌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푸른 동해를 발아래 둔 하늘 위 산책로, 그리고 그곳을 지키는 거대한 여인의 석상.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다. 천 년 전 신라의 사랑 노래가 파도 소리와 함께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이야기 그 자체인 공간이다.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

수로부인헌화공원 조형물
수로부인헌화공원 / 사진=삼척 공식블로그 김해경

수로부인헌화공원(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구로 33-17)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알아야 한다.

절세미인이었던 신라의 수로부인이 강릉으로 향하던 중, 절벽 위에 핀 철쭉꽃을 보고 “저 꽃을 꺾어다 줄 이 누구인가”라고 말했다. 모두가 위험하다며 고개를 저을 때, 암소를 끌고 가던 한 노인이 나타나 꽃을 꺾어 바치며 노래를 불렀으니, 이것이 바로 ‘헌화가(獻花歌)’다.

수로부인헌화공원 항공
수로부인헌화공원 / 사진=삼척 공식블로그 김해경

이후 바다 용이 나타나 수로부인을 납치해가자, 남편 순정공이 백성들을 모아 막대기로 언덕을 치며 노래를 부르게 했다. 이에 용이 부인을 다시 내놓았는데, 이때 부른 노래가 ‘해가(海歌)’다. 공원은 바로 이 두 가지 설화를 테마로 조성된 살아있는 이야기책이다.

공원 정상에 우뚝 선 동양 최대 규모의 수로부인 석상은 천연 석재로 만들어져 위용을 뽐내고, 주변의 용 조형물과 십이지신상들은 설화의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동해와 울릉도를 한눈에

수로부인헌화공원 울릉도 보는 곳
수로부인헌화공원 / 사진=삼척 공식블로그 김해경

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코 동해를 한눈에 담는 압도적인 조망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내내 발아래로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으로는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진다.

특히 이곳은 맑은 날이면 우리나라에서 육안으로 울릉도를 볼 수 있는 최단거리(약 137km)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전망대에 설치된 고성능 망원경을 통해 신비의 섬 울릉도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산책에 지쳤다면 공원 내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 된다.

수로부인헌화공원
수로부인헌화공원 / 사진=삼척 공식블로그 김해경

이처럼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신라의 전설을 따라 걷는 인문학적 즐거움과 동해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임원항의 활기찬 어촌 풍경과 연계하거나, 차로 멀지 않은 삼척 해상 케이블카, 장호항 등과 함께 묶어 여행 코스를 계획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방문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공원의 정기 휴무일은 ‘매월 18일’로, 다른 관광지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성인 기준 입장료는 3,000원이다. 천 년의 전설이 깃든 바다 위 정원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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