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서해 낙조와 봄 동백의 이중주

12월에서 1월로 넘어가는 계절, 서해안 마량리 언덕에는 겨울 석양이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동백나무의 북방 한계선이라는 식물지리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1965년 4월 지정된 이 숲은 서천 팔경 중 제1경으로, 3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붉은 동백꽃이 푸른 잎 사이로 피어나고, 겨울철에는 운영시간 내에 서해 낙조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 동백과 겨울 일몰, 그리고 500년 전설이 깃든 이 숲의 매력을 살펴봤다.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8,265㎡ 규모의 천연기념물이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상록활엽수로, 일반적으로 7m까지 자라는 교목이지만 강한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높이가 약 2m 내외에 머물며 가지가 부채살처럼 옆으로 넓게 퍼진 독특한 모습을 띤다.
82주의 동백나무가 언덕을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이 중 동쪽에 약 80여 그루가 집중되어 있다. 마량리 동백나무는 춘백(春栢)에 속하여 3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며, 5월 초순까지 푸른 잎 사이로 붉은 꽃잎 5장이 모인 동백꽃이 피어난다.
꽃이 통째로 떨어지는 특징으로 인해 땅에 소복하게 쌓인 동백꽃 송이들이 봄날의 정취를 더하는 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동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 한계선상에 위치한 희귀한 자생지로, 식물지리학적 연구 가치가 높다.
동백정에서 만나는 풍경

동백나무 숲 정상에는 1985년 재건축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 동백정이 세워져 있다. 이 정자는 서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지점이며, 정면 2번째 칸 기둥 사이로 앞바다의 무인도 오력도가 정확히 프레임 안에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다.
동백정 내부에는 약 8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흩어져 자라고 있으며, 특히 일몰 감상은 겨울 시즌 방문을 권장한다. 겨울부터 초봄까지는 운영시간(오후 5시 또는 6시) 내에 일몰이 발생하여 석양이 수평선에 가라앉는 순간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반면, 여름철에는 해가 길어 운영시간 종료 후에 일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황혼빛이 수면에 반사되는 겨울 저녁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감동을 전한다.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는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육지 방향 바다에서 일출을 관찰할 수 있는 지리적 특수성도 지니고 있다.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도로명주소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서인로 235번길 103에 위치하며, 동백정 입구 바로 앞에 무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 연휴 및 추석 연휴다.
입장료는 개인 성인 기준 1,000원, 청소년 및 군경 700원, 어린이 500원이며, 강한 바닷바람이 부는 지역 특성상 겨울철에는 따뜻한 외투와 방풍 복장이 필수이며, 계단과 데크길이 있어 미끄럼 방지 신발을 권장한다.
500년 전설

마량리 동백나무 숲에는 약 500년 전 바다에서 남편과 자식을 잃은 노파가 용의 승천을 목격하고, 백발노인의 꿈속 계시로 선황 5위와 동백나무 씨앗을 얻어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현재 마량당에는 이 선황 5위를 모신 당집이 있으며,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룻날부터 초사흘까지 풍어제를 지내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제사는 약 500년간 마을 주민들이 지켜온 생활 민속이자 무형 문화유산이다. 동백나무 숲에서 약 100m 거리에는 마량포구가 있어 신선한 주꾸미와 전어를 맛볼 수 있으며,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춘장대해수욕장(약 4~5km)에서는 해송 숲 산책과 갯벌 체험이 가능하다.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지리학적 가치와 함께 서해 낙조, 동백꽃, 500년 전설이 어우러진 독특한 여행지다.
3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는 붉은 동백꽃이 푸른 바다와 대비를 이루며 봄날의 화사함을 선사하고, 겨울 시즌에는 운영시간 내에 서해 일몰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어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잠시 머물고 싶다면, 지금 이 계절 마량리 언덕으로 향해 500년 동백나무가 전하는 고요함과 서해의 석양을 함께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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