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성주 경산리 성밖숲은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된 전통 비보림이자 수령 300~500년 왕버들 5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 마을숲입니다.
- 입장료와 개방 시간 제한이 없는 무료 관광지로 맥문동이 만개하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방문하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 끝자리가 2일과 7일인 날에 성밖숲 주변 성주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지역 특산물인 등겨장 백반과 국밥을 맛볼 수 있습니다.
보리밥 한 그릇의 온기가 생각나는 여름 오후, 경북 내륙 깊숙이 자리한 들녘에서 뜻밖의 풍경이 펼쳐진다. 굵은 고목들이 줄지어 서서 만들어낸 그늘 아래, 짧은 꽃대를 밀어 올린 보랏빛 풀꽃들이 숲 바닥을 가득 메우는 장면이다. 입장료도, 개방 시간 제한도 없는 이 숲은 그럼에도 전국 어디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을 품고 있다.
성주 경산리 성밖숲은 한 수종의 노거수 군락이 이루는 마을숲으로 생태·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되었다. 한여름 이 숲은 왕버들의 짙은 초록과 맥문동의 보랏빛이 선명하게 대비되는 절정의 풍경을 보여준다.
이천 물길 곁에 세워진 400년 왕버들 군락

성밖숲(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은 조선시대 성주읍성 서문 밖 마을에 조성된 전통 마을숲이다. 조선 중기 읍성 서문 밖에서 어린아이들이 이유 없이 사망하는 일이 잦자 주민들이 풍수지리설에 따라 마을의 허한 기운을 보완하기 위해 숲을 일구었으며, 이런 숲을 수구막이 또는 비보림이라 불렀다는 전승이 내려온다.
처음에는 밤나무 숲이었으나 임진왜란을 거치며 황폐해졌고, 이후 주민들이 왕버들을 심어 다시 숲을 이루었다. 현재 숲 중심부에는 수령 약 300~500년으로 추정되는 왕버들 50여 그루가 높이 10~15m로 솟아 군락을 이루며, 굵게 갈라진 수피와 넓은 수관이 이 숲의 상징이 되었다.
왕버들 그늘 아래 보랏빛 맥문동이 피어나는 시기

성밖숲의 여름 풍경을 결정짓는 주인공은 맥문동이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 맥문동은 왕버들 아래 넓게 심겨 있어, 굵은 고목 사이로 낮은 꽃대가 줄지어 이어지는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짙은 초록 수관과 보랏빛 꽃대의 색 대비는 멀리서 바라보면 숲 바닥에 보랏빛 카펫이 깔린 듯한 인상을 준다.
맥문동 개화 시기는 해마다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7월 하순부터 8월 초·중순 무렵이 가장 화사한 풍경을 보기 좋은 시기다.
성주참외축제부터 한개마을까지 이어지는 역사 동선

성밖숲은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각종 지역 문화행사의 무대로도 활용된다. 성주의 대표 축제인 성주참외&생명문화축제가 성밖숲과 성주 시가지 일원을 주요 행사장으로 삼아 열리며, 참외 체험과 공연 관람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성밖숲 관람 이후 성주읍성으로 발길을 옮기면 복원된 문루와 성곽 일부를 통해 조선시대 읍성 구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성주군 월항면의 한개마을에서는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산 이씨 집성촌에서 조선 세종 때부터 이어진 전통 한옥·초가·돌담길을 걸으며 영남 양반가의 주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연중무휴 무료 개방, 오일장·등겨장 맛집과 함께

성밖숲은 별도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숲 주변에 공영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어 차량 접근이 편리하다. 평탄한 숲길 덕분에 아침·저녁을 가리지 않고 산책과 휴식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변 성주 전통시장에서는 매월 끝자리가 2와 7인 날에 오일장이 서는데, 장날에는 지역 신선 농산물과 함께 등겨장 백반·국밥 등 성주 특유의 식문화를 맛볼 수 있다.
등겨장은 보리등겨를 반죽해 구운 뒤 양념과 발효시킨 성주 전통 장으로, 일반 된장보다 염도가 낮고 구수하면서 약간 시큼한 맛이 특징이며 보리밥과 나물을 곁들여 비벼 먹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성주 전통시장 방문 일정을 오일장과 맞추면 시장 나들이까지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단 한 수종의 노거수가 군락을 이루며 마을을 지켜온 숲은 흔치 않다. 성밖숲은 풍수와 재앙 방어라는 오래된 믿음에서 시작해 임진왜란의 상흔을 딛고 다시 일어선 장소이며, 오늘날 주민의 일상과 여행자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랏빛 맥문동 꽃대가 고목 사이를 채우는 7월 하순에서 8월 사이, 성주로 향하는 길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이유가 생긴다. 참외 향기 가득한 들판을 지나 이 숲에 들어서면 수백 년 된 고목 그늘 아래 잠시 멈춰 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름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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