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계곡 있는 산 답네”… 기암괴석·단풍·폭포까지 즐기는 가을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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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천불동계곡
가을에 즐기는 왕복 15km 트레킹 코스

설악산 비선대 단풍
설악산 비선대 단풍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 단풍 시즌이 절정을 맞이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명산 설악산 국립공원이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수많은 탐방로 중에서도 외설악의 심장부로 불리는 ‘설악산 비선대와 천불동 계곡 일원’은 단연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이곳은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그 문화적·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3월 11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1호로 지정된 ‘작품’ 그 자체다.

지리산 칠선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대한민국 3대 계곡’으로 꼽히는 설악산 천불동 계곡은 계곡 양쪽으로 하늘을 향해 솟은 기암절벽이 마치 천 개의 불상이 늘어선 모습과 같다고 하여 ‘천불동(千佛洞)’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설악산 천불동계곡

설악산 가을 트레킹
설악산 가을 트레킹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악산 천불동계곡은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산로 1091에 위치해 있다. 계곡 트레킹은 속초시 설악동의 소공원 주차장에서 시작이 되는데, 첫 번째 목표 지점은 비선대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 이어지는 약 3km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산책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천천히 걸어도 편도 1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어, 가벼운 단풍 나들이를 원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비선대는 와선대에서 노닐던 마고선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든 너른 암반이다. 이곳에 서면 미륵봉(장군봉), 형제봉, 선녀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장엄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미륵봉 중턱에 자리한 금강굴과 암벽을 오르는 산악인들의 모습은 비선대만의 독특한 볼거리다.

기암괴석과 붉은 폭포의 향연

설악산 천불동계곡 폭포
설악산 천불동계곡 폭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정한 천불동 계곡의 비경은 비선대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비선대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면 계곡은 점차 깊어지고 등산로의 난이도도 ‘보통’ 수준으로 올라간다.

비선대에서 약 1.5km를 더 오르면 천불동 계곡의 수문장이라 불리는 귀면암을 만난다. 이름 그대로 거대한 귀신의 얼굴을 닮은 이 바위는 탐방객의 안전을 지켜주는 듯 위엄 있게 서 있다.

귀면암을 지나 약 2km를 더 나아가면 천불동 계곡 단풍의 백미로 꼽히는 오련폭포가 나타난다. 기암괴석 사이로 다섯 개의 폭포와 맑은 소가 연이어 나타나는 절경이다.

붉게 물든 단풍잎과 에메랄드빛 계곡물이 빚어내는 색의 대비는 탐방객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는 구간이다.

왕복 6시간의 도전, 양폭과 천당폭포

천불동계곡
천불동계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련폭포를 지나면 양폭대피소에 닿는다. 소공원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편도 약 6.5km, 3시간 이상 소요된다. 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목적지인 양폭과 천당폭포로 향한다.

양폭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로, 그 왼쪽에 숨어있는 음폭과 합쳐 양폭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가파른 철계단을 약 1.2km 더 오르면 마침내 천불동 계곡의 마지막 비경인 천당폭포에 다다른다.

설악산 트레킹
설악산 트레킹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름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물줄기가 인상적인 이곳은 ‘도달하기 어려운 폭포’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소공원에서 천당폭포까지 왕복하는 코스는 총거리 약 15.4km에 달하며, 휴식 시간을 포함해 최소 6시간에서 7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중급 등산 코스다.

이곳에서 더 나아가면 희운각대피소를 거쳐 설악산의 정상인 대청봉까지 오를 수 있다.

운영 시간과 주차 정보

설악산 단풍 풍경
설악산 단풍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악산 천불동 계곡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운영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입산시간지정제’를 운영하고 있다.

단풍철이 포함된 동절기(10월~4월)에는 새벽 4시부터, 하절기(5월~9월)에는 새벽 3시부터 입산이 가능하다. 또한, 기상특보나 공사 등으로 인해 탐방로가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웹사이트나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033-801-0900)를 통해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설악동 소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 요금은 승용차 기준 12시간 미만 6,000원, 12시간 초과 시 10,000원이다.

설악산 암각문
설악산 암각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주말에는 새벽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대중교통 이용을 고려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초보자를 위한 3km 평지 산책부터 숙련자를 위한 15km 중급 등산까지, 설악산 천불동 계곡은 저마다의 체력에 맞춰 대한민국 최고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기암괴석과 붉은 단풍의 조화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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