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화강암이 빚은 대자연의 걸작

한겨울 설악의 능선은 하얀 눈으로 뒤덮이며 고요함 속에 잠겨 있다. 그 웅장한 산세 한가운데,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여섯 개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곳은 설악산을 대표하는 명물이자 2013년 명승 제100호로 지정된 울산바위다. 둘레 4km에 이르는 화강암 암릉은 200~300m 높이의 절벽을 이루며,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형성된 화강암 지형으로 지질학적 가치 또한 뛰어나다.
왕복 4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적당한 난이도 덕분에 사계절 내내 수많은 등산객이 찾는 설악산 제1의 코스인 셈이다. 눈 덮인 암릉 위로 펼쳐지는 백색의 장관과 투명한 겨울 하늘 아래 빛나는 바위의 웅장함을 만날 수 있는 이 특별한 바위산을 소개한다.
설악산 울산바위

울산바위는 약 1억 년 전 형성된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을 거쳐 만들어진 자연의 조각품이다. 전단절리를 따라 깎이고 다듬어진 바위는 여섯 개의 봉우리로 나뉘어 솟아올랐고, 각 봉우리 사이의 틈새는 깊은 협곡을 이룬다.
특히 동쪽 사면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형성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편이다. 이 독특한 지형 덕분에 울산바위는 멀리서 바라볼 때는 거대한 병풍 같은 모습을, 가까이서 오를 때는 하늘을 찌르는 첨탑 같은 느낌을 동시에 준다.
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수많은 문인묵객이 이곳을 찾아 시와 그림을 남겼고, 특히 조선 시대 문신 최연과 허적, 주세붕 등은 울산바위의 웅장함을 글로 기록했다. 금강산의 바위들과 경연을 벌이다 늦게 도착해 이곳에 머물게 되었다는 전설은 울산바위가 품은 또 하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세 개의 전망대가 선사하는 파노라마

울산바위 등산은 소공원에서 출발해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창건된 신흥사를 거쳐 시작된다. 약 1,400년 역사를 지닌 신흥사 경내를 지나면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출발 후 약 1시간이면 650년경 자장율사가 창건한 흔들바위에 도착한다.
이곳까지는 초보자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흔들바위를 지나면 본격적인 가파른 계단이 시작되고, 이 구간부터는 체력이 필요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 끝에 만나는 첫 번째 전망대는 달마봉 전망대로, 이곳에서는 속초 시내와 푸른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오르면 상부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울산바위 능선과 함께 대청봉, 공룡능선 등 설악산 주요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마지막 하부 전망대는 울산바위 암릉을 가장 가까이서 촬영할 수 있는 최고의 포토 스팟이다. 거대한 바위 위에 서면 손이 닿을 듯 가까운 봉우리들이 감동을 선사하는 셈이다.
겨울철 설경 산행, 준비 필수

한겨울 울산바위를 오르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등산로 곳곳에 눈과 얼음이 쌓여 있어 아이젠 착용은 필수이며, 특히 흔들바위 이후 급경사 구간에서는 미끄럼 사고 위험이 크다.
방한복과 장갑, 모자 등 보온 장비도 꼼꼼히 챙기는 편이 좋다. 새벽 출발을 권장하는데, 이른 아침 일출 무렵 눈 덮인 암릉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한겨울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몰 후부터 익일 일출 2시간 전까지는 탐방이 제한되므로 동절기에는 오후 5시 이전 하산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찾아가는 길과 실용 정보

울산바위는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산로 1091에 위치하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자가용 이용 시 소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면 되고, 소형차 12시간 기준 6,000원, 대형차는 12시간 기준 9,000원이다. 겨울철에는 도로 결빙이 심할 수 있으므로 스노타이어나 체인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속초 시내에서 7번, 7-1번 버스를 타면 되며, 택시를 이용하면 약 20~30분 소요된다. 등산로 곳곳에 화장실이 있어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흔들바위 인근에는 약수터도 있어 식수를 보충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033-801-0900)로 하면 된다. 미시령옛길을 통해 드라이브로도 울산바위의 웅장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등산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눈 덮인 화강암 봉우리가 만들어내는 백색의 장관은 겨울 설악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여섯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울산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는 설악의 파노라마는 추위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 셈이다.
1,400년 전 신라인들도 올랐을 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한겨울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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