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유기방 가옥, 봄을 품은 충남 민속문화재의 1만 평 정원

이른 봄, 충청도 야산의 서늘한 공기 속으로 노란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찬 바람이 아직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봄이 다가오고 있는 3월, 1만여 평 비탈면이 샛노란 수선화로 뒤덮이는 풍경은 봄이 완성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1919년 건립된 고택의 기와지붕 너머로 수선화 군락이 펼쳐지는 장면은 다른 봄꽃 명소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합이다. 충청남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 가옥은 지자체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정원 행사 공간이기도 하다. 그 덕에 정갈하면서도 사적인 분위기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편이다.
수선화 만개 절정은 통상 3월 말에서 4월 초, 실질적으로 약 10일 내외에 불과하다. 봄이 무르익기 전, 이 짧은 시간이 이 고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이기도 하다.
1919년 건립 고택의 역사와 입지

서산 유기방 가옥(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은 1919년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전통 한옥으로, 낮은 야산을 배경으로 남향으로 자리한 4,770㎡ 규모의 가옥이다.
운산면 여미리 일대의 완만한 구릉지에 터를 잡았으며, 송림이 가옥을 둘러싸 사계절 내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05년 10월 31일 충청남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문화재청 고시에 따라 지정번호 폐지 이후에도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도 가옥 소유자 유기방의 아들 유완호 내외가 실거주하는 살아있는 고택이다.
한옥 구조와 드라마 촬영지로서의 공간감

가옥은 ㅡ자형 안채를 중심으로 서측 행랑채, U자형 토담, 장독대 석축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다. 1988년 기존 중문채를 철거하고 목조 누각형 대문채를 새로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이 누각형 대문채가 특히 고택의 상징적인 외관을 완성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 tvN)에서 궁내부 대신 이정문의 집으로 등장한 공간이기도 하며, 〈직장의 신〉 촬영지로도 활용된 바 있다.
기와와 토담, 송림이 어우러진 배경은 카메라 앵글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림이 되는 셈이다.
수선화 군락의 절정과 체험 프로그램

야산 전체를 노랗게 수놓는 수선화 군락은 수선화풍경 행사의 핵심이다. 만개 시기는 매년 기온에 따라 달라지며, 실질적인 절정은 약 10일 내외로 짧은 편이다. 방문 전 네이버 플레이스 또는 전화(0507-1356-4326) 확인이 필수다.
행사 기간 중에는 솔밭길 탐방, 전통민속놀이, 한복·교복 대여 체험과 지역특산물 판매 부스도 운영된다.
인근에는 동일 일가 소유의 서산 유상묵 가옥(충남 민속문화재 제22호), 유기정 가옥이 자리해 함께 둘러보기 좋으며, 서산시 문화재 탐방 도보 코스인 아라메길 제1코스의 첫 번째 답사지이기도 하다.
입장료·운영 시간과 방문 실용 정보

2026년 수선화풍경 행사 기간은 3월 20일(금)부터 4월 19일(일)까지이며, 관람 시간은 매일 08:00~18:00다(시즌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 권장).
입장료는 성인 기준 평일 8,000원, 주말·공휴일 9,000원이며,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다. 주차는 무료이고, 수선화 시즌에는 인근 임시주차장도 추가 운영된다.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수 있어 평일 오전 10시 이전 도착을 권장하는 편이다. 반려견 동반도 가능하나 목줄·배변봉투는 필수이며, 중·대형견은 입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1919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고택과 해마다 봄이면 피어나는 수선화 군락이 빚어내는 풍경은 한국의 봄이 가진 고요한 아름다움을 한 공간에 담아낸다.
노란 물결이 기와지붕 너머로 출렁이는 절경을 직접 눈에 담고 싶다면, 3월 말 만개 절정 시기에 맞춰 서산 여미리로 향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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