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이 이렇게 바뀌었다고요?”… 30,000평 전부 은빛 물결 펼쳐진 억새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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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공원
쓰레기산에서 억새 명소로 피어난 기적

하늘공원 억새
하늘공원 억새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서울의 가을 하늘 아래, 은빛으로 물결치는 거대한 억새의 바다. 해 질 녘 노을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이 비현실적인 풍경을 마주하면, 이곳이 불과 30년 전 서울의 모든 쓰레기가 쌓이던 거대한 산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버려졌던 상처의 땅이 건네는 지금의 위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감동을 준다. 하늘공원은 단순한 가을 명소를 넘어, 서울이 이뤄낸 가장 위대한 ‘생태적 부활’의 증거 그 자체다.

“난지도의 아픔, 해발 98m 억새 바다로 피어나다”

하늘공원 억새 명소
하늘공원 억새 명소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지금의 월드컵공원,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하늘공원(서울특별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95)의 원래 이름은 ‘난지도’였다.

1978년부터 15년간, 이곳은 서울 시민이 버린 쓰레기를 매립하던 거대한 산이었다. 악취와 오염으로 뒤덮였던 이 땅은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맞았다.

하늘공원 억새 노을
하늘공원 억새 노을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척박한 땅을 안정시키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상징으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억새’가 선택되었다.

그렇게 조성된 약 10만㎡의 억새밭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가을 풍경이 되었다. 매년 10월 중순이면 은빛 억새가 절정을 이루며 축제가 열린다.

서울 하늘공원 억새
서울 하늘공원 억새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2025년에는 10월 18일(토)부터 10월 24일(금)까지 ‘서울억새축제’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곳의 감동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해발 98m 정상에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진 억새의 물결은 그 자체로 완벽한 예술작품이다.

“정상으로 가는 세 갈래 길”

마포 하늘공원 억새
마포 하늘공원 억새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서울에서 하늘과 가장 가깝다는 이름처럼, 이 절경을 보기 위해서는 98m의 언덕을 올라야 한다. 하늘공원은 방문객에게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며, 각각의 길은 서로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 가장 빠른 길 : 하늘계단 (291개) 월드컵공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입구에 있는 하늘계단은 이름 그대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다. 총 291개의 가파른 계단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지만, 10분 남짓한 시간에 정상에 닿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볼 때마다 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한 서울의 풍경이 점점 더 넓게 펼쳐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체력에 자신 있고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단연 추천한다.

마포 하늘공원 억새 전경
마포 하늘공원 억새 전경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2. 가장 편한 길 : 맹꽁이 전기차 가장 쉽고 편하게 정상에 오르는 방법이다. 경사로 입구의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편도 2,000원, 왕복 3,000원)하면 약 5~7분 만에 억새밭 입구에 도착한다.

특히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방문했거나, 오르막길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다. 보통 올라갈 때는 전기차를 타고, 내려올 때는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오는 이들이 많다.

마포 하늘공원
마포 하늘공원 / 사진=서울 관광아카이브

3. 가장 여유로운 길 : 순환 산책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완만한 경사의 순환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자.

약 20~30분이 소요되지만, 길가의 코스모스와 다양한 수목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다. 길 자체가 잘 포장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비교적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10월 기준 운영 시간은 저녁 7시 30분까지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서울에서 가장 눈부신 가을을 피워낸 하늘공원. 이번 주말, 은빛 억새의 물결 속에서 서울의 놀라운 변화를 직접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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