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 23년 만에 겨울에도 빛나는 2만 8천 평 금빛 물결 억새밭

메타세콰이어길과 노을공원까지 이어지는 억새 산책 코스

하늘공원 억새 물결
하늘공원 억새 물결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는 1월 오후, 해발 100m 고지대 위로 황금빛 물결이 일렁인다. 가을이 아닌 한겨울, 키보다 높은 억새가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풍경은 예상 밖의 선물처럼 다가온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토록 광활한 억새 군락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2026년 1월 현재, 이곳은 23년 만에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매년 11월이면 예초기로 잘라내던 억새를 그대로 남겨둔 것이다.

덕분에 가을 은빛 억새가 겨울 금빛 억새로 변신하며, 붉은배새매와 황조롱이 같은 철새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생태공간으로 거듭났다. 9만 4천㎡(2만 8천 평)에 이르는 억새밭이 사계절 내내 방문객을 맞이하는 공간, 바로 하늘공원이다.

쓰레기산에서 생태공원으로 탄생한 기적

하늘공원 억새 풍경
하늘공원 억새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특별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95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2002년 5월 쓰레기 매립지를 복원해 개원한 생태공원이다. 1993년까지 난지도 쓰레기 산으로 불리던 이곳은 1996년부터 안정화 사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으며, 환경 복원 성공 사례로 국내외에 알려진 공간이다.

해발 100m 고지대 평탄 지형에 조성된 이 공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억새 군락을 고지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월드컵공원의 5개 테마공원 중 하나인 하늘공원은 북한산부터 한강, 남산타워, 63빌딩까지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일몰 시간대가 되면 서쪽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며 억새밭 전체가 황금빛 물결로 변하는 장관을 연출하는 편이다. 도심 속에서 이처럼 광활한 자연 경관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하늘공원만의 매력이다.

겨울에도 만나는 금빛 억새 물결

하늘공원 억새
하늘공원 억새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6년부터 하늘공원은 예초 시기를 3~5월로 변경했다. 2002년 개원 이후 23년간 11월에 억새를 잘라내던 관리 방식을 전면 전환한 것이다.

이 덕분에 가을 은빛 억새가 겨울 내내 금빛 건조 억새로 남아 방문객에게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철새들에게는 먹이와 쉼터를 제공하는 생태 공간으로 기능한다. 붉은배새매, 새매, 황조롱이, 흰눈썹황금새 등 다양한 철새가 억새밭을 찾아 겨울을 나고 있다.

억새밭은 4개 구역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북서측 매력가든과 남서측 2023 서울정원박람회 존치정원에서는 억새와 어우러진 다양한 식물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동남측에는 ‘억새 문자 포토존’과 ‘천국의 계단’ 포토존이 자리해 인생샷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291계단과 360도 파노라마 전망

하늘공원 억새 모습
하늘공원 억새 모습 / 사진=서울시

하늘공원에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인 난지천공원 주차장까지 이동한 뒤, 291개 계단을 20~30분간 걸어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계단을 오르며 억새밭을 점점 가까이 마주하는 경험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반면 편안한 이동을 원한다면 맹꽁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편도 2,000원, 왕복 3,000원으로 약 5분이면 정상에 도착하며, 어린이·장애인·경로 우대 요금도 적용된다.

하늘공원 풍력발전기
하늘공원 풍력발전기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공원 남측에는 약 1km 길이의 메타세콰이어길이 조성되어 있다. 하늘 높이 솟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터널처럼 이어지는 산책로는 반려견 동반도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강변북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며, 하늘공원과 연결된 노을공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확장할 수도 있다. 노을공원에는 넓은 잔디밭과 파크골프장, 가족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하루 종일 머물기 좋은 환경이다.

하늘공원 곳곳에는 풍력발전기 5기가 설치되어 있다. 1대당 20kw 용량의 발전기는 친환경 공원 이미지를 상징하는 동시에 억새밭과 어우러져 독특한 사진 배경으로도 활용된다.

전망대에 서면 북한산 능선부터 한강 물줄기, 남산타워, 63빌딩까지 시야에 들어오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더욱 선명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무료 입장에 사계절 개방

지난 서울억새축제
지난 서울억새축제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하늘공원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매일 05:00~20:30이며(1월 기준), 월별로 일몰 시간에 맞춰 폐장 시간이 조정되므로 방문 전 서울 공식 관광정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하늘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환경 복원의 상징이자, 23년 만에 겨울 억새를 선보이며 사계절 명소로 진화한 공간이다.

9만 4천㎡ 억새밭이 만드는 금빛 물결과 철새의 쉼터, 360도 파노라마 전망은 방문객에게 도심 속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겨울 햇살 아래 반짝이는 억새를 만나고 싶다면, 무료로 개방된 하늘공원으로 향해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아 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