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남산 야외식물원을 새단장한 한국숲정원은 담양 소쇄원과 제주 곶자왈 등 전국 전통숲의 미학을 담은 11개 정원을 무료로 개방합니다.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3만㎡ 규모의 이 정원은 한강진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입장료 없이 상시 운영됩니다.
- 솔숲원 맨발 흙길과 지당원 옆 맨발길을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 편한 복장과 걷기 좋은 신발을 착용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름이 무르익기 직전, 녹음이 가장 짙고 향기로운 계절이 찾아왔다. 대나무 사이로 스미는 바람 소리, 연못 수면을 가득 채우는 배롱나무의 그림자, 소나무 숲길에서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흙의 감촉. 이 모든 것이 도심 한복판에서 가능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가 ‘한국숲정원’으로 새단장하며 2026년 6월 27일 시민에게 전면 개방됐다. 약 3만㎡ 규모에 전통과 문화, 자연과 생태, 휴양과 휴식 세 가지 테마를 담은 11개 정원이 조성된,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규모의 한국식 숲 정원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공원 리모델링이 아니다. 담양 소쇄원과 제주 곶자왈, 울진 금강소나무숲 등 전국 전통숲의 정취를 남산으로 불러들인 결과물이다. 각 정원이 품은 이야기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여정이 완성된다.
1990년대 복원 역사 위에 선 한국숲정원

한국숲정원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지번 안내 259-16)에 자리한다. 이 터는 과거 외인주택 부지였던 곳을 1990년대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을 통해 복원한 뒤, 1997년 야외식물원으로 개방하며 도심 녹지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 역사 위에 이번 한국숲정원이 조성된 셈이다. 매화나무·배롱나무·대나무 등 한국 대표 수종과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식재해 사계절 저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며, 자연의 흐름을 반영한 산책 동선이 각 테마 정원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전통 정원 미학을 재해석한 세 가지 테마

전통과 문화의 숲 정원에는 지당원·영지원·무궁화원 세 곳이 있다. 지당원은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공간으로, 대숲과 연못이 어우러진 전통 정자의 차경 기법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정자 유리 지붕에는 ‘플릿글라스’ 공법을 적용해 하늘과 숲의 실루엣이 실내로 투사되면서도 여름 햇볕은 차단하는 구조다.
영지원은 담양 명옥헌을 모티브로 해, 잔잔한 연못에 비친 배롱나무와 숲 풍경이 한국 전통 정원의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과 생태의 숲 정원에는 철쭉동산·매화원·이끼원·죽림원·솔숲원 다섯 곳이 펼쳐진다.
제주 곶자왈의 이끼숲을 옮겨온 이끼원은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고요한 여백을 경험하는 공간이며, 대나무들이 초록 터널을 이루는 죽림원에서는 빛과 바람, 사각거리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에서 영감을 얻은 솔숲원은 맨발 흙길을 함께 조성해 솔향과 흙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는 치유 공간으로 기능한다.
철제 그레이팅 위에서 내려다보는 남산마루 전망

휴양과 휴식의 숲 정원은 솔숲마당·은행나무뜰·남산마루로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남산마루는 강진 다산초당의 전망대를 모티브로 한 곳으로, 철제 그레이팅 구조와 투명 난간을 적용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발아래로는 한국숲정원의 짙은 녹음이, 정면으로는 서울 도심 빌딩 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자연과 도시가 한 시야에 겹쳐지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지당원 옆에 조성된 숲속 맨발길과 함께, 산책 이상의 감각 체험을 원하는 방문객에게 특히 인상적인 지점이다.
접근 방법과 이용 안내

한국숲정원은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형 녹지공간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지하철 한강진역에서 남산공원 방향으로 오르면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인근 호텔을 지나 숲정원으로 진입하는 동선이 방문자들 사이에서 많이 소개된다.
맨발길·흙길·전망대 등 다양한 체험 요소가 포함된 만큼 편한 복장과 걷기에 적합한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운영 관련 문의는 남산공원관리사무소(02-3783-5900) 또는 다산콜센터(02-120)로 하면 되며, 상세 정보는 ‘서울의공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산의 오랜 녹지 역사가 이번 한국숲정원으로 한 단계 더 깊어졌다. 담양에서, 제주에서, 울진에서 이어진 한국 숲의 정수가 서울 도심 한 곳에 모였다는 것은, 단순히 공원 하나가 새로 생긴 것과는 다른 무게를 지닌다.
초여름의 녹음이 가장 풍성한 지금이 첫 방문의 적기다. 솔숲원의 향기와 죽림원의 바람 소리, 남산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전경을 차례로 경험하다 보면, 도시 안에 이런 여백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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