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이번 주까지만 볼 수 있어요”… 지금 아니면 1년 기다려야 하는 댑싸리·억새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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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갯골생태공원
22m 전망대 품은 가을 명소

시흥 갯골생태공원 붉은 댑싸리
시흥 갯골생태공원 붉은 댑싸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 깊어지면서 수도권 일대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드는 가운데, 도심에서 보기 힘든 붉은 댑싸리와 분홍빛 핑크뮬리가 광활한 평야를 가득 메운 곳이 있다.

10년간 방치됐던 폐염전 부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곳, 바로 시흥 갯골생태공원이다.

입장료와 주차비 부담 없이 45만 평의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 최근 SNS와 입소문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꽃구경 명소를 넘어, 2012년 국가 해양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생태의 보고이자 2022년 경기도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금창고를 품은 역사적 공간이다.

시흥 갯골생태공원

시흥 갯골생태공원 전경
시흥 갯골생태공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공식 주소는 경기도 시흥시 동서로 287이다. 공원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금 자급을 목표로 조성된 소래염전은 오랜 기간 수도권에 소금을 공급하는 중요 산업 시설이었으나, 1996년 염전이 폐업한 뒤 10년 넘게 버려진 땅으로 방치됐다.

이 공간의 가치가 재발견된 것은 2002년 시흥시가 생태공원으로 조성을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2012년 2월, 공원 전체가 국내 12번째 국가 해양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태 복원의 상징이 되었다.

과거 소금밭이었던 자리에는 이제 가을의 전령인 댑싸리와 핑크뮬리가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10월 말 현재, 선홍빛으로 물든 댑싸리는 마치 들판에 불이 붙은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댑싸리와 몽환적인 핑크뮬리가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 외에도 칠면초, 나문재 등 다양한 염생식물이 자아내는 독특한 가을빛도 만날 수 있다.

22m 흔들전망대에서 만나는 서해와 갯골

흔들전망대
흔들전망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원의 랜드마크는 단연 22m 높이의 ‘흔들전망대’다. 6층 규모의 이 목조 구조물은 구불구불한 갯골의 형상과 바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나무 계단을 따라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펼쳐진 150만 평의 공원 전경과 함께 붉게 물든 댑싸리 군락, 그리고 S자로 굽이치며 서해로 흘러드는 내만갯골의 신비로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스카이라인까지 조망할 수 있어, 공원 방문 시 필수 코스로 꼽힌다.

경기도 등록 문화유산의 흔적

갯골생태공원 염전
갯골생태공원 염전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공원 한편에는 과거 소래염전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당시의 소금 생산 방식을 보여주는 체험장과 함께, 유일하게 보존된 2동의 목조 소금창고가 그 주인공이다.

이 소금창고들은 염전 산업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경기도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붉은 댑싸리가 현대적인 생태 복원의 결과물이라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소금창고는 이 땅이 품고 있는 역사 그 자체다.

주차 및 체험 시설 이용 팁

시흥 갯골생태공원 풍경
시흥 갯골생태공원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다만 방문객 편의 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 운영 시간과 요금이 정해져 있다.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된다. 시흥도시공사 공식 자료 기준, 주차 요금은 최초 1시간 1,000원이며, 4시간까지 시간당 1,000원이 부과된다. 4시간을 초과할 경우 일 최대 요금인 8,000원이 적용된다.

공원 내 안내데스크와 매표소는 오전 9시(또는 10시)부터 오후 6시(또는 5시)까지 운영되며,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에 쉰다.

흔들전망대와 억새
흔들전망대와 억새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도혁

아이들과 함께라면 유료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공식 요금은 염전 체험 5,600원, 전기차 투어 2,800원, 다인승 자전거 14,000원, 수상 자전거 14,000원이다.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 산업 유산의 흔적과 생태 복원의 상징인 붉은 댑싸리가 공존하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입장료 부담 없는 특별한 가을 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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