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백두대간이 선사하는 설경

12월의 산자락은 찬 공기로 윤곽을 드러내고, 능선 위로 상고대가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해발 1,300m를 넘어서면 서리 결정이 나뭇가지마다 내려앉으며 온 산이 은빛 정원으로 변하는데, 이 풍경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소백산이다.
국내 12대 명산 중 하나이면서도 초보 산행자가 당일치기로 정상에 오를 수 있어 겨울철이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서 펼쳐지는 겨울 산행의 매력을 살펴봤다.
소백산

소백산은 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에 걸쳐 자리하며, 1987년 12월 14일 대한민국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체 면적은 322.011㎢로 이 중 경상북도가 168.407㎢, 충청북도가 153.604㎢를 차지하는데, 지리산·설악산·오대산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산악형 국립공원에 해당한다.
최고봉인 비로봉은 해발 1,439.5m로 국망봉(1,420.8m), 제1연화봉(1,394m), 신선봉(1,389m), 도솔봉(1,314m) 등 1,300m를 넘는 봉우리가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부드러운 곡선미를 그려낸다.
선캄브리아기 흑운모 화강암질 편마암으로 이뤄진 지질 구조가 만든 이 완만한 능선 덕분에 초보자도 비교적 수월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주능선을 뒤덮는 상고대의 장관

소백산 겨울 산행의 백미는 단연 상고대다. 해발 1,300m 이상 아고산대에서는 1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상고대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1월과 2월에 가장 화려한 결정체가 형성된다.
북서풍이 직접 부딪히는 능선 지형과 급격한 기온차가 맞물리면서 나뭇가지마다 얼음꽃이 피어나는 광경은 조선시대 학자 퇴계 이황이 “산호초처럼 아름답다”고 표현했을 만큼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맑은 날 이른 아침에 정상에 오르면 구름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마주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멀리 지리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소백산 산행의 매력이다.
다만 정상 부근에서는 칼바람이 매섭게 불기 때문에 방풍 기능이 있는 겉옷과 보온 장비를 반드시 챙겨야 하며, 산행 전 기상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왕복 6시간이면 충분한 코스

소백산 산행 코스는 크게 어의곡탐방센터 출발 코스와 천동탐방센터 출발 코스, 그리고 죽령에서 시작하는 능선 코스로 나뉜다.
초보자에게는 어의곡탐방센터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가장 적합한데, 편도 5.1km 거리에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며 왕복 기준으로는 5시간에서 6시간이면 넉넉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천동탐방센터 코스는 편도 6.8km로 3시간 30분에서 4시간가량 걸리며 계곡을 따라 오르는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 죽령휴게소에서 출발해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능선 코스는 약 16.5km에 달하며 7시간에서 8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체력이 충분한 경험자에게 권장된다.
희방폭포와 소백산자락길

소백산 산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의 희방폭포나 죽계구곡을 둘러보며 계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천동동굴에서 석회암 동굴을 탐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영주 시가지에서 약 10km 떨어진 부석사는 국보급 문화재를 간직한 고찰로, 산행과 사찰 관광을 함께 즐기려는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소백산자락길은 전체 12개 코스 중 8km 구간을 2시간 30분 정도에 걸어볼 수 있는 느림보 둘레길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담 없이 산책하기에 적합하다. 겨울철 상고대와 설경을 경험하고 싶다면 1월에서 2월 사이 주말보다는 평일 이른 새벽 출발을 권한다.

소백산은 백두대간의 중심에서 펼쳐지는 겨울 설경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경험할 수 있는 산이다. 초보자도 하루 만에 정상을 밟을 수 있으면서 상고대와 구름 바다, 일출의 감동까지 누릴 수 있어 겨울 산행 입문지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한겨울 능선 위로 피어난 서리 꽃을 직접 마주하고 싶다면, 1월이나 2월 중 맑은 날을 골라 이른 새벽 소백산 어의곡탐방센터로 향해 백두대간이 선사하는 겨울의 정수를 걸어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