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100선으로 뽑은 이유 있었네”… 일출·야경 즐기는 바다 위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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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영금정
전설과 야경이 공존하는 동해안 대표 무장애 관광지

속초 영금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속초 영금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속초 동명항의 끝자락, 거친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신비로운 소리가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예부터 이 울림이 마치 신령스러운 거문고 선율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영금정’은 속초를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 중 하나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해의 광활한 풍광과 가슴 벅찬 일출, 그리고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야경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이곳은 속초 여행의 정수를 보여준다. 단순히 경치를 보는 것을 넘어 자연이 연주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일상의 소음을 잠시 잊기에 더할 나위 없는 명소다.

배리어 프리로 거듭난 바다 위 고즈넉한 쉼터

영금정
영금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우리가 만나는 영금정의 모습은 1997년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해돋이 정자를 2017년에 전면 재건축한 결과물이다. 팔각 형태의 한식 기와 정자와 이를 잇는 보도교인 ‘동명해교’는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취를 자아낸다. 특히 이곳은 ‘무장애 관광지’로서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2017년 재시공 당시 장애인용 승강기와 완만한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이용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들도 제약 없이 정자까지 접근할 수 있다.

2021년 단청 도색 공사까지 마친 덕분에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명하고 화려한 전통의 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수평선을 적시는 일출부터 보석 같은 야경까지

속초 영금정 일출
속초 영금정 일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영금정로 43에 위치한 영금정은 동해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솟구치는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새해 첫날이면 해맞이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낮의 활기만큼이나 밤의 낭만도 각별하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명소 100선’에 이름을 올린 만큼, 어둠이 내리면 정자와 다리에 화려한 경관 조명이 켜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속초시의 야간 관광 코스인 ‘속초야행’의 핵심 거점으로서,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밤바다를 산책하는 경험은 속초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백미다.

신비로운 거문고 선율에 담긴 석산의 전설

속초 영금정 일출 풍경
속초 영금정 일출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곳의 명칭에 담긴 유래는 흥미롭다. 과거 영금정 일대는 지금처럼 평탄한 바위 지형이 아니라 바다를 향해 높게 솟아오른 거대한 돌산인 ‘석산’이었다. 파도가 이 바위산에 부딪힐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거문고나 가야금의 선율처럼 맑고 고왔기에 ‘영금(靈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당시 속초항 개발을 위한 암반 채취로 인해 원래의 산세는 대부분 파괴되었으나, 그 이름만큼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지역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있다.

비록 웅장했던 돌산은 사라졌어도 바위와 파도가 만들어내는 천연의 음악은 여전히 이곳을 찾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속초 영금정 야경
속초 영금정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금정은 인근 동명항 활어센터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즐기거나 속초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해안누리길을 산책하기에도 최적의 위치에 자리한다.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요금 부담 없이 차를 세워두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연중무휴 24시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지만, 동해의 거센 바람과 파도가 높은 날에는 안전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의 아픈 역사와 신비로운 전설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자연이 켜는 거문고 소리를 배경 삼아 잠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동해의 푸른 위로를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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