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부터 야간 LED 조명 무료 개방

겨울밤 동해 바다 위로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친다. 수평선 너머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해안가 정자 하나가 형형색색 빛을 품기 시작한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신령한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전설 속 그곳,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새해 첫 해돋이를 기다리는 이들로 새벽녘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해가 지면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야간관광 명소 100선, 24시간 상시 개방이라는 특별함을 지닌 공간이다.
겨울 동해안이 선사하는 주야간 서로 다른 풍경, 지금 속초로 향할 시간이다.
파도 소리가 거문고 되는 천년 전설의 자리

영금정(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영금정로 43)은 동명동 해안가 암반 위에 자리한 해상 정자다. 바다를 향해 뻗은 약 50m 길이의 다리를 건너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 선율처럼 들린다 하여 영금정(靈琴亭)이라 불렸다.
속초 시내에서 남쪽으로 불과 2km,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 20분이면 닿는 접근성 덕분에 사계절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의 해돋이 정자는 1997년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세운 것이다. 언덕 위 전망대 정자와 바다 위 해돋이 정자, 두 개의 높이가 다른 공간이 각기 다른 시야를 선사하는 셈이다. 2017년에는 노후화된 시설을 전면 재정비하며 계단과 승강기, 목재 데크를 새로 설치했다.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황금빛 일출

새벽 5시 반, 겨울 동해는 고요하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수평선 위로 붉은 기운이 번지기 시작하면 정자 위 사람들은 숨을 죽인다. 발밑으로 철썩이는 파도와 차가운 해풍, 그 모든 것이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해돋이 정자에 오르면 동쪽으로 가리는 것 없이 탁 트인 수평선이 펼쳐진다. 바다 위 50m를 건너며 발밑으로 직접 느껴지는 파도의 움직임은 육지의 전망대와는 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특히 1월 겨울철에는 맑은 공기 덕분에 일출 순간 황금빛이 더욱 선명하게 관찰되는 편이다. 속초등대전망대가 도보 3분 거리에 있어 높은 곳에서 영금정 전체를 조망하며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몰 후 켜지는 형형색색 야간 조명

해가 지면 영금정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정자와 다리를 따라 설치된 조명이 점등되며, 색감이 다양하게 바뀌는 LED 조명이 바다 수면에 반사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의 역동적인 파도 소리는 밤이 되면 고요한 배경음으로 변하고, 속초 시내 불빛과 동명항 어선 등대가 어우러져 3중 야경을 완성한다.
2020년 4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이유가 여기 있다. 동해안 해안 정자 중 24시간 상시 개방되는 곳은 영금정이 유일하며, 일출부터 야경까지 하루 종일 서로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무료 개방에 주변 연계 코스까지

영금정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가 없다. 동명항 공영주차장(30분 1,000원)에 차를 세우면 도보 2~3분이면 닿는다. 문의는 속초 해맞이 관광안내소(033-639-2690)로 가능하다.
2025년 3월부터 7월까지 안전 보수 공사로 해돋이 정자와 보도교가 임시 폐쇄되었으며, 9월 29일부터 보행약자를 위한 경사로가 새로 개방되어 편의성을 높였다.
주변에는 속초등대전망대(도보 3분), 동명항 활어회센터(도보 5분), 영랑호수윗길(차량 5분) 등 연계 코스가 풍부하다.

영금정은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하는 성스러운 공간이자, 밤이 되면 조명으로 빛나는 낭만적인 야경 명소다.
파도가 만든 거문고 소리와 24시간 개방이라는 특별함이 어우러진 이곳은 주야간 서로 다른 매력을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이상적인 선택이다.
1월 겨울,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동해의 일출과 야경을 모두 담고 싶다면 속초 영금정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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