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국립공원 단풍
다가오는 단풍시즌 완벽 가이드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이다. 전국의 명산들이 저마다 붉은빛을 뽐내는 가운데, ‘한국 8경’ 중 하나인 충북 보은 속리산국립공원의 가을은 단연 압권으로 꼽힌다. 화강암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오색 단풍은 왜 이곳이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왔는지 증명한다.
올해 속리산 단풍은 10월 중순 서서히 물들기 시작해 10월 마지막 주말 절정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 황홀한 풍경을 즐기는 방법이 고요한 산책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통적인 방식대로 땅 위를 걸으며 단풍의 색과 향을 음미하는 ‘트레킹 코스’가 건재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하늘을 날며 발아래로 펼쳐진 단풍 융단을 감상하는 ‘액티비티 코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가을, 당신의 취향에 맞는 속리산 단풍 감상법은 무엇일까. 땅과 하늘에서 즐기는 두 가지 방법을 심층 비교했다.
속리산국립공원

전통적인 단풍 감상의 성지는 단연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지구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84에 위치한 이곳은 2023년 5월 4일부로 법주사 문화재 관람료가 전면 폐지되면서 그 문턱이 더욱 낮아졌다.
단풍 산행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법주사 입구에서 세심정까지 이어지는 약 4km의 ‘세조길’ 코스를 추천한다.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 흙길로 조성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 융단처럼 깔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수지에 비친 봉우리와 법주사의 고풍스러운 전경이 어우러져 속리산 가을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깊은 단풍을 경험하고 싶다면, 세심정에서 문장대(왕복 약 6.6km, 3시간 30분 소요)까지 오르는 대표 코스에 도전해볼 만하다. 입석대, 문장대, 경업대 등 속리산의 기암절벽과 붉게 타오르는 단풍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만, 가을 행락철에는 탐방객의 안전과 생태 보호를 위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사무소는 10월 중순부터 11월 16일까지 샛길 출입이나 도토리, 버섯 등 임산물 채취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적발 시 자연공원법에 따라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풍 숲 위를 나는 짜릿한 경험

고요한 산책보다 역동적인 체험을 선호한다면, 속리산 말티재 일원에 조성된 속리산테마파크가 정답이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집라인이다. 흔들다리 1개 구간을 포함해 총 8개 코스, 1,683m 길이를 자랑한다. 활강하며 발아래로 펼쳐지는 말티재의 단풍 숲을 내려다보는 경험은 땅에서 걷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입체적인 감동과 스릴을 선사한다.
짜릿함이 두렵다면 모노레일이 좋은 대안이다. 숲속 열차를 타고 목탁봉 전망대까지 오르며 편안하게 울긋불긋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4개의 로프 코스로 구성된 스카이트레일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속리산의 가을을 더욱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
현명한 단풍 여행 팁

두 곳 모두 속리산의 단풍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지만, 방문 전 알아둬야 할 실용 정보는 명확히 다르다.
속리산국립공원은 법주사 입장료가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단풍철 주말에는 극심한 혼잡이 예상되므로 이른 아침 방문하는 것이 좋다. 주차는 법주사 입구의 유료 주차장(중소형 기준 1일 5,000원)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속리산테마파크는 시설별 이용료(집라인 8코스 55,000원, 모노레일 성인 왕복 7,000원 등)가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다. 주차는 솔향공원 주차장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보은군 관계자는 “속리산레포츠시설이 체험 공간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시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애쓰겠다”고 말했다.
올가을, 고즈넉한 흙길을 걸으며 단풍잎을 사색하고 싶다면 법주사로, 오색 단풍으로 물든 산의 능선을 하늘에서 한눈에 담고 싶다면 말티재로 향해보자.
어느 쪽을 선택하든 속리산의 가을은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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