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강천산군립공원
발끝부터 하늘까지 단풍에 물들다

매년 이맘때면 온 나라는 붉은빛 유혹에 빠져들지만, 마음 한편에는 작은 걱정이 스민다. ‘저 절경을 보려면 또 얼마나 가파른 산을 올라야 할까?’, ‘무릎 불편한 부모님과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을까?’ 아름다운 단풍과 힘겨운 산행이 거의 동의어처럼 여겨지는 현실이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걱정을 한 번에 날려버릴 곳이 있다면 어떨까? 유모차와 휠체어가 가장 화려한 단풍 터널의 한가운데를 유유히 통과하고, 걷기 힘든 이들은 전기열차를 타고 편안하게 절경을 감상하는 곳.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등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 전북 순창의 강천산군립공원 이야기다.
“호남의 소금강, 대한민국 1호 군립공원의 품격”

강천산군립공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길 97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무려 1981년,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명소다.
예부터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이 깊어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사계절 내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지만, 그 명성의 정점은 단연 가을에 찍힌다. 순창의 특산품인 고추장처럼 맵고 진한 붉은빛으로 온 산을 물들이는 단풍 때문이다.

특히 손바닥만 한 다른 단풍과 달리, 아기 손처럼 작고 귀여워 유독 붉은색이 선명한 애기단풍이 군락을 이뤄, 한번 본 사람은 결코 그 강렬한 색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강천산의 진정한 위대함은 이 눈부신 풍경을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에 있다. 정상인 왕자봉(583.7m)에 오르지 않아도, 단풍의 하이라이트는 전부 평지에서 만날 수 있다. 바로 매표소에서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왕복 5km의 황홀한 산책길 덕분이다.
“가장 편안한 길에서 만나는 가장 화려한 단풍”

입장료(어른 3,000원)를 내고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청량한 공기와 함께 완만한 흙길이 나타난다. 이 길이 바로 강천산 가을 여행의 핵심 무대인 ‘맨발 산책로’다. 이름은 맨발 산책로지만, 유모차와 휠체어가 다니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잘 다져진 이 길은, 걷는 내내 양옆으로 도열한 애기단풍이 붉은 터널을 만들어준다.
코스는 지루할 틈이 없다. 초입부터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병풍폭포를 지나고, 고즈넉한 강천사를 거쳐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현수교(구름다리) 아래를 통과한다.
길의 종착지인 구장군폭포에 다다를 때까지 약 2.5km, 모든 풍경이 단풍과 어우러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아이들은 단풍잎을 주우며 웃고, 어르신들은 벤치에 앉아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이것이 바로 강천산이 선사하는 ‘차별 없는 가을’이다.

이러한 배려는 공원 곳곳에서 발견된다. 거동이 불편한 방문객을 위해 관리사무소(063-650-5542 문의)에서는 휠체어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또한, 제3주차장에서 공원 안쪽 대형주차장까지는 총 4대의 무궤도 전기열차(편도 1,000원)가 수시로 운행하여, 걷는 수고를 덜고 편안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최영일 순창군수가 “전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강천산만큼 가을 풍경이 아름다운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는 데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배려가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주말, 등산화 대신 편한 운동화 차림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단풍을 만나러 순창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이 적기인가요 가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