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리자마자 감탄했어요”… 맥문동이 만개한 3.1km 메타세쿼이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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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메타세쿼이아
보랏빛 맥문동과 어우러진 여름 절경

순창 메타세쿼이아
순창 메타세쿼이아 / 사진=전라북도

메타세쿼이아길 하면 흔히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특정 지역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상업적인 유명세 대신, 풋풋한 학생들의 땀과 여름 한 철 피어나는 야생화의 서정으로 더 깊은 감동을 주는 길이 있다.

바로 순창 10경 중 제9경으로 꼽히는 순창 메타세쿼이아길이다. 특히 1년 중 가장 화려한 보랏빛 옷을 갈아입는 8월,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최고의 여름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순창 메타세쿼이아

메타세쿼이아 전경
순창 메타세쿼이아 / 사진=전라북도 공식블로그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팔덕면 구룡리, 지방도 792호선에 자리한 이 길은 순창의 명물인 고추장마을에서 강천사로 향하는 길목에 숨어있다. 이 길의 역사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까지 5년에 걸쳐, 당시 순창농업고등학교(현 순창제일고) 학생들이 직접 364그루의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고 가꾼 것이 지금의 울창한 숲 터널을 이뤘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선배들의 땀방울은 이제 이 길을 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순창 메타세쿼이아 길
순창 메타세쿼이아 / 사진=전라북도

차량으로 천천히 주행하면 약 5~7분. 자연스러운 굴곡을 따라 약 3.1km 이어지는 이 길은, 온전히 달리며 힐링하도록 만들어진 ‘드라이브 스루’ 명소다. 입장료나 주차장 걱정 없이, 창문을 열고 청량한 숲 공기를 마시며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순창 메타세쿼이아길이 가장 특별해지는 순간은 바로 지금, 8월이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로, 신비로운 보랏빛 맥문동 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초록빛 숲 아래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비현실적인 풍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순창 메타세쿼이아 / 사진=전라북도

맥문동은 8월 중순에 만개하여 늦여름까지 그 자태를 뽐낸다. 지금 순창으로 달려가야만 만날 수 있는 ‘기간 한정’ 비경인 셈이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며 보랏빛 꽃물결을 비추는 순간은 그 어떤 유명 관광지의 풍경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곳은 유명 산책로와 달리, 주민과 여행객의 차량이 실제로 오가는 ‘도로’다. 따라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메타세쿼이아 맥문동
순창 메타세쿼이아 / 사진=전라북도

갓길이 좁고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는 만큼,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는 자세는 필수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도로 중앙으로 나서는 위험한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단풍 터널로 변신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지만, 여름의 초록과 보라가 빚어내는 강렬한 생명력은 오직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번 주말, 순창 고추장마을의 맛있는 여정과 강천사의 고즈넉한 풍경 사이에,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낸 비밀의 숲길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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