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봄빛으로 물드는 112만㎡의 장관

이른 봄, 바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땅속 구근들이 먼저 봄을 안다. 차가운 흙을 밀어내고 올라온 튤립 구근이 색을 틔우기 시작하면, 전라남도 순천의 한 정원은 계절을 통째로 품은 듯한 풍경으로 바뀐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은 규모부터 남다르다. 505종 79만 주의 나무와 113종 315만 본의 꽃이 112만㎡ 부지를 가득 채우며, 봄이면 그 가운데 100만 송이가 순차적으로 피어오른다.
3월부터 구근류가 물꼬를 트면, 4월 철쭉, 5월 유채꽃까지 계절의 바통이 이어지는 셈이다. 한 번의 방문으로 봄 전체를 목격하는 정원이 바로 이곳이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의 입지와 역사

순천만국가정원(전남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은 세계적인 생태 보고인 순천만습지와 맞닿은 도심 속 정원이다. 2015년 국내 첫 번째로 국가정원 지정을 받은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생태·문화·경관이 통합된 복합 자연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체 부지 112만㎡(34만 평)에 505종 79만 주의 나무가 심겨 있으며, 팽나무·느티나무 등 5만 주가 주요 동선을 따라 자연 그늘막을 이루고 있어 긴 봄나들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노을정원부터 호수정원까지, 봄꽃이 피어나는 구역별 풍경

정원의 봄은 구역마다 다른 표정으로 시작된다. 노을정원에서는 따뜻한 빛을 머금은 튤립과 구근류가 넓게 펼쳐지며, 네덜란드 정원에서는 이국적인 풍차와 어우러진 봄꽃 연출이 시선을 잡아끈다.
스페이스 허브와 호수정원은 각각 현대적 감각과 수변 풍경을 배경으로 계절꽃을 배치해, 동선마다 분위기가 달라지는 편이다. 특히 나눔의 숲 주변 3만㎡에 조성된 유채꽃 단지는 5월 중순 만개 시기에 정원의 마지막 봄빛을 장식하며, 한 해 봄꽃 여정의 대미를 이루는 공간이 된다.
PRT·갈대열차·스카이큐브, 원내 이동 수단과 연계 관람

넓은 부지를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원내 이동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PRT(개인 궤도 교통)는 순천만 정원에서 순천문학관까지 4.64km 구간을 운행하며, 문학관에서 내린 뒤 갈대열차를 타면 무진교까지 1.2km를 이동할 수 있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직접 잇는 스카이큐브도 연계 관람 동선으로 주목받는 교통 수단이다. 정원 외곽으로는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히는 순천만습지가 이어져, 하루 일정으로 자연과 생태를 동시에 경험하기에 충분한 편이다.
입장 요금과 이용 안내

입장료는 성인(19~64세) 개인 기준 10,000원이며, 청소년·군인은 7,000원, 어린이(7~12세)는 5,000원이 적용된다. 야간권은 각각 5,000원·3,500원·2,500원으로 낮아진다. 20인 이상 단체는 성인 6,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이 적용되며, 순천시민 성인은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는 무료다.
자주 찾는 방문객이라면 타지역 성인 기준 연간회원권(30,000원)을 활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경로와 장애인 등에게는 별도 우대 할인이 적용되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건을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지구상에서 봄이 가장 많이 심긴 장소가 있다면, 이 정원이 그 후보에 오를 만하다. 3월의 튤립부터 5월의 유채까지, 계절이 구역을 넘나들며 꽃의 릴레이를 이어가는 동안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다음 풍경으로 향하게 된다.
봄 한 철을 제대로 담고 싶다면, 구근이 막 피어오르는 3월 순천으로 향해 이 계절의 첫 페이지를 직접 넘겨보길 권한다. 노을정원의 튤립 빛이 저물 무렵, 유채꽃 물결이 기다리는 나눔의 숲까지 봄빛을 따라 걷는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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