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대한민국 제1호 정원과 잔망루피의 콜라보

초록빛 잔디 위, 선베드에 누워 여유롭게 선글라스를 낀 분홍빛 얼굴. 온라인 세상을 평정한 캐릭터 ‘잔망루피’가 난데없이 고요한 정원에 나타났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단순한 이벤트일까? 하지만 이곳이 지닌 묵직한 이름값을 알게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 세계 5대 연안습지를 지키는 생태 요람이자, 대한민국이 최초로 인정한 국가정원.
이 거대한 자연의 성채가 Z세대의 아이콘과 손잡은 데에는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이유가 숨어있다.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에 자리한, 단순한 공원을 넘어선 대한민국 식물 생태계의 심장부다. 바로 이곳에서 2025년 8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한 달간의 특별한 여름휴가가 펼쳐진다.
‘정원워케이션×잔망루피’ 콜라보레이션은 정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유쾌한 반전을 선사한다.동문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무려 10m 크기의 대형 잔망루피 조형물이 압도적인 귀여움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여기서부터 ‘인증샷’ 대장정은 시작된다.

개울길 광장에는 선베드에 누워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는 루피가, 메타세쿼이아길과 정원워케이션 센터 곳곳에도 다양한 테마의 포토존이 설치되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단연 한정판 굿즈를 만날 수 있는 팝업스토어다. 정원워케이션센터 내부에 마련된 공간에서는 순천시의 대표 IP(지식재산)인 ‘루미·뚱이’와 잔망루피가 만난 콜라보 굿즈 6종을 포함, ‘촌캉스 시리즈’ 등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희귀 아이템들이 팬심을 자극한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화려한 이벤트에 가려지기 쉽지만, 순천만국가정원의 본질은 그 탄생 배경에 있다. 이곳은 본래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으로 도심이 무분별하게 팽창하는 것을 막고, 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조성된 거대한 ‘생태 완충지대(에코벨트)’였다. 순천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였던 셈이다.
이 완충지대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그 가치를 전 세계에 알렸고, 마침내 2015년 9월 5일, 산림청으로부터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이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그 품격을 보증하는 대한민국 대표 정원임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다. 축구장 15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112만㎡(약 34만 평)의 광활한 부지에는 505종 79만 그루의 나무와 113종 315만 본의 꽃이 사계절 내내 저마다의 색을 뽐낸다.
5월이면 노란 유채꽃이 물결치고, 계절마다 새로운 테마로 단장하는 각국의 세계정원들은 마치 지구촌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캐릭터와의 동맹은 ‘미래 전략’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 왜 잔망루피와 손을 잡았을까? 노관규 순천시장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정원과 글로벌 캐릭터 콘텐츠를 결합한 이번 콜라보를 통해 순천시만의 고유 콘텐츠를 발전시키고, 문화·관광·산업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문화도시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협업이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끄는 단기적 흥행을 넘어, 순천시의 고유 IP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문화콘텐츠 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장기적인 포석임을 시사한다.
현재 하절기(7월~9월) 기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이며, 입장 및 매표는 저녁 7시에 마감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000원이지만, 이 티켓 한 장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약 7km 떨어진 순천만습지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내에서는 ‘스카이큐브(PRT)’라는 소형 무인궤도열차가 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를 오가며 특별한 이동 경험도 제공한다.
놓치면 후회할 완벽한 여행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니 방문 계획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주차는 무료로 제공되어 부담이 적다. 성인 10,000원, 청소년·군인 7,000원, 어린이 5,000원의 입장료가 책정되어 있으며, 오후 5시 이후 입장 시에는 절반 가격의 야간권 구매도 가능하다.
생태 보전이라는 숭고한 사명으로 태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으로 성장하고, 이제는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순천만국가정원.
올여름, 이곳은 자연의 위대함과 귀여운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 그리고 한 도시의 미래 전략까지 엿볼 수 있는 가장 지적이고 매력적인 여행지가 될 것이다. 잔망스러운 루피의 여름휴가를 핑계 삼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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