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봉녕사,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1호로 지정된 석조삼존불 품은 사찰의 겨울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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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입장에 템플스테이 체험 가능

수원 봉녕사 설경
수원 봉녕사 설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월의 광교산은 산자락 곳곳에서 겨울빛을 흘리고 있다. 그 깊은 골짜기 한가운데, 고려 희종 4년인 1208년 원각국사가 창건한 특별한 공간이 자리한다.

이곳은 800여 년 수령의 향나무와 고려시대 석조삼존불을 품은 유서 깊은 사찰이며, 1971년 이후 비구니 전문 수행도량으로 운영되며 한국 여성불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흰 눈이 쌓인 대적광전 기와지붕과 삼층석탑, 향나무 가지 위로 펼쳐지는 겨울 산사의 풍경은 사진가들이 특히 선호하는 장면이다. 이 덕분에 사계절 언제 방문해도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천년을 이어온 신앙의 터

수원 봉녕사 대적광전
수원 봉녕사 대적광전 / 사진=수원시 공식 블로그 박미연

봉녕사는 고려 희종 4년인 1208년 원각국사가 ‘성창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1400년경 ‘봉덕사’로 불리다가, 조선 예종 원년인 1469년 혜각국사가 중수하며 현재의 ‘봉녕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특히 혜각국사는 세조로부터 스승으로 예우받았으며, 간경도감에서 경전 언해 작업에 참여한 고승이다.

1971년 묘전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비구니 전문 수행도량으로 전환됐고,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로 승가대학과 금강율학승가대학원을 운영하며 비구니 승가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1999년에는 세계 최초 비구니 율원인 금강율원을 개원해 한국불교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성지

불자 바위 위 삼층석탑
불자 바위 위 삼층석탑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봉녕사 마당 한가운데에는 ‘불(佛)’자 모양의 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이 바위 위에 세워진 삼층석탑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9과가 봉안되어 있어 사찰의 영적 중심을 이룬다. 탑 주변은 사계절 내내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며, 특히 해가 뜰 무렵 탑에 빛이 스며들 때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대적광전 뒤편 용화각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1호로 지정된 석조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이 불상은 대웅보전 뒤 언덕을 터 닦던 중 우연히 출토된 고려시대 조각으로, 야외 노출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1998년 용화각을 건립해 보호하고 있다.

한편 약사보전에는 1878년과 1891년에 제작된 신중탱화와 현왕탱화가 보관되어 있으며, 이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2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적광전 내부에는 무형문화재 불화장 임석환 선생이 제작한 팔십화엄변상도 벽화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템플스테이부터 사찰음식까지

사찰음식
사찰음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봉녕사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일반인에게 사찰 문화를 개방하고 있다. 당일형과 1박2일형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며, 참선과 명상, 108배, 예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비구니 전문 수행도량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내면을 돌아보기 좋다는 평가다.

이곳은 사찰음식으로도 유명한데, 2009년부터 매년 10월 사찰음식 대향연을 개최하며 전통 사찰음식 문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비타민과 단백질을 고려한 제한적 식재료 사용, 정성스러운 조리법은 건강식을 찾는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수원 봉녕사 풍경
수원 봉녕사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봉녕사(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36-54)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하절기, 동절기 운영 시간이 변동).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수원역에서 60번, 700-2번, 1007번 버스를 타고 일주문 앞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바로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템플스테이 참여를 원한다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는 편이 좋다. 주변에는 수원 월드컵경기장과 광교 마루길 트레킹 코스, 지동벽화마을, 행궁동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수원 봉녕사
수원 봉녕사 / 사진=수원시 공식 블로그 박미연

봉녕사는 800여 년 역사와 비구니 수행도량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동시에 품은 사찰이다.

고려시대 석조삼존불, 세월을 견딘 향나무, 현대적 템플스테이가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셈이다.

도심 속에서 잠시 마음을 비우고 고요함을 느끼고 싶다면, 늦가을의 공기가 남아 있는 지금 이곳으로 향해 역사와 신앙이 함께 만든 특별한 여정을 걸어보길 권한다. 문의는 031-256-412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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