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취가 살아 숨 쉬는 수원화성

조선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성곽, 수원화성. 그곳을 거닐다 보면 단순한 옛 성이 아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대한 시간의 통로를 걷는 기분이 든다.
화려한 도심 속에서도 고즈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원화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저 역사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곽을 따라 펼쳐지는 산책로, 아름다운 전경, 그리고 야경까지 더해지면 그 매력은 배가된다.

수원화성은 조선 정조의 야심 찬 계획으로 건설되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이전하며 그의 안식을 기원하는 동시에 새로운 정치 중심지로서 수원을 꿈꿨다.
그 결과물이 바로 수원화성이다. 성곽의 길이는 약 5.7km에 달하며 팔달문, 장안문, 화서문, 창룡문이라는 4개의 웅장한 대문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그중에서도 장안문은 수원화성의 북쪽을 지키는 대문으로 성곽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높은 성벽과 두터운 문은 조선시대의 방어 체계가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보여준다.
반대로 남쪽의 팔달문은 수원의 중심가와 맞닿아 있어 활발한 상업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낮에 보는 수원화성도 멋지지만 해가 진 뒤 펼쳐지는 야경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어둠이 깔리면 성곽을 따라 은은한 조명이 밝혀지고 성벽의 굴곡진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감동을 준다.
그중에서도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물가에 비친 성곽의 그림자가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곤 한다.

화성행궁의 야간개장도 이 특별한 밤 산책에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수원화성 내 자리한 화성행궁은 조선 시대 임금이 머물렀던 곳으로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드리워져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5월 3일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야간개장 동안 복원된 우화관이 그 웅장한 모습을 선보이는데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건축물을 원형 그대로 되살린 공간이라 더욱 특별하다.
마치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이 들 만큼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 있다.

야간개장을 방문할 때는 화성행궁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장소가 협소해 주말이나 행사 기간에는 주차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방문객이 대중교통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만나는 은은한 조명 아래의 화성행궁은 잠시 일상을 잊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낮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수원화성의 야경. 그곳에서 만나는 화성행궁의 빛나는 밤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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