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아무도 몰랐던 터널이 열렸다”… 25억 투입해 재탄생한 야경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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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수양개빛터널
국내 최초 터널형 복합 문화공간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 파사드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12월의 저녁 공기가 차갑게 내려앉으면, 단양의 한 터널에서는 오색찬란한 빛이 피어오른다.

70년 넘게 어둠 속에 방치됐던 지하시설물이 이제는 LED 조명과 첨단 영상 기술로 되살아나 매일 밤 수많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셈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후 폐선으로 잊혔던 이 공간은 어떻게 단양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로 탈바꿈했을까. 폐허에서 예술로, 어둠에서 빛으로 거듭난 터널의 특별한 매력을 살펴봤다.

단양 수양개빛터널

수양개빛터널
수양개빛터널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박상준

수양개빛터널(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 390)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철도 터널로, 1942년 중앙선 신설과 함께 폐선됐고 1984년 이설 이후 본격적으로 방치되기 시작했다. 길이 200m, 폭 5m의 이 지하시설물은 반세기가 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채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2017년, 약 25억 원의 건설 비용을 들여 최신 영상 기술과 음향시설, LED 미디어 파사드 등을 접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국내 최초로 터널 전체를 빛의 테마로 조성한 복합 멀티미디어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단순히 조명을 밝힌 수준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예술, 자연 친화 등 다양한 테마를 6개 코스로 나눠 구성했으며, 각 구간마다 차별화된 감각적 체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5만 송이 LED 꽃이 만든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박상준

터널 내부는 구름다리 구간, 미디어볼 구간, 미디어 판넬 영상 구간, 레이저 구간 등으로 나뉘며 각기 다른 빛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특히 32m 대형 영상으로 표현되는 과거와 미래의 메시지는 천장 전체를 가득 채우며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이 순간만큼은 방문객들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미디어볼 구간에서는 수백 개의 구형 조명이 끊임없이 색을 바꾸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레이저 구간에서는 강렬한 음악 비트와 함께 역동적인 빛의 쇼가 펼쳐진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약 5만 송이의 LED 꽃으로 꾸며진 야외 테마파크 ‘비밀의 정원’이 이어진다. 천연 경관과 일루미네이션 조형물이 어우러진 이 공간에는 다양한 포토존과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어 단순히 사진을 찍는 데 그치지 않고 여유롭게 산책하며 밤공기를 즐기기에도 좋다.

일몰 이후가 가장 화려한 순간

수양개빛터널 풍경
수양개빛터널 풍경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수양개빛터널의 진정한 매력은 해가 진 뒤에 드러난다. 낮 시간에도 운영하지만, 어둠이 내려앉으면서 LED 조명과 영상 기술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절기 저녁 7시쯤 방문하면 터널 입구부터 비밀의 정원까지 모든 구간에서 빛의 강렬함이 극대화되는데, 이때 촬영한 사진은 별도의 보정 없이도 SNS에 바로 올릴 수 있을 만큼 선명하고 화려하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넓고 재밌었다”는 반응이 많으며,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수양개빛터널
수양개빛터널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박상준

수양개빛터널은 하절기(4월~10월)에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 50분까지, 동절기(11월~3월)에는 오후 9시 50분까지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각각 밤 10시와 9시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고, 입장료는 성인과 청소년이 9,000원, 어린이는 6,000원이다. 단양군민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우대 요금 6,000원이 적용되며, 36개월 미만 유아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주차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입구와 출구가 헷갈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터널 내부는 시원한 편이라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낮보다는 일몰 이후에 방문하면 LED 조명의 본격적인 화려함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오후 늦게 도착하는 일정을 추천한다.

수양개빛터널 야경
수양개빛터널 야경 / 사진=단양 공식 블로그

수양개빛터널은 폐허를 예술로 되살린 문화 재생의 상징이자, 첨단 기술과 역사적 공간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명소다.

70년 동안 잊혔던 어둠의 터널이 이제는 매일 밤 수천 명의 발걸음을 이끄는 빛의 성지로 거듭난 셈이다.

빛의 무지개가 펼쳐지는 터널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단양으로 향해 9,0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몽환적인 밤을 즐겨보길 권한다.

전체 댓글 11

  1. 정말 멋있어요. 안 가보신 분들은 가보세요.
    입장료 9000원 안 아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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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입장료가 아깝지않을정도로 너무 좋았읍니다. 야외에만 조명을 설치한줄 알았는데 지하터널이 우와~ 정말 압권 이었고 재입장이 가능한점도 좋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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