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꽃게다리,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을 잇는 250m 해상 산책로

서해 바람이 뺨을 스치는 계절, 갯벌 위로 낮게 깔린 노을이 수면을 붉게 물들인다. 먼 수평선 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해지며, 짧은 겨울 오후가 한순간 황금빛 파노라마로 바뀌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맞이할 수 있는 곳이 충남 태안의 해상 인도교다. 2013년 11월 완공된 이 다리는 4년여 공사 끝에 태어난 구조물로, 서해 낙조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연중 방문객이 이어지고 있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따로 없다. 바다 위 250m를 두 발로 건너는 이 특별한 산책이 온전히 무료로 열려 있다는 점이 꽃게다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을 잇는 해상 인도교의 역사

꽃게다리(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1269-187)의 정식 명칭은 ‘대하랑꽃게랑 인도교’다. 안면도 입구 안면연육교 인근, 백사장항과 드르니항 사이 250m 해협을 가로지르며 두 포구를 연결한다.
2009년 12월 착공해 약 3년 반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3년 11월 8일 개통되었으며, 본선 폭 4m에 중앙부는 15m로 넓어진다.
드르니항 쪽에는 꽃게 조형물이, 백사장항 쪽에는 새우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다리 이름의 유래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드르니’는 ‘들른다’는 순우리말에서 비롯된 지명으로, 일제강점기 신온항으로 불리다 2003년 지금의 이름을 되찾았다.
서해 낙조와 조석 변화가 만드는 풍경

다리 중앙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썰물 때는 넓은 갯벌이 드러나며 회색빛 고요함이 감돌고, 밀물 때는 수면이 차오르며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 한층 선명해진다.
중앙부 포토존에는 조타기(선장 조종간) 모형이 설치되어 있어 항해하는 듯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겨울철 16시 30분에서 17시 30분 사이, 서쪽으로 떨어지는 해가 수면을 붉게 물들이는 순간은 이 다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다. 야간에는 LED 조명이 다양한 색상으로 바뀌며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백사장항 수협위판장과 태안해변길 4코스 연계

꽃게다리 건너편 백사장항에는 수협위판장이 자리하고 있다. 8개 점포가 자연산·국내산 수산물만을 취급하며, 즉석 경매 방식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다.
봄부터 여름은 꽃게가, 9월 초부터 10월 말은 대하가 제철이다. 인근 윤슬공원은 백사장항 꽃게다리 시작 지점에 위치한 순우리말 테마 공원으로, 산책 동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드르니항 일대는 태안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의 종점에 해당하며, 약 13.9km 구간의 해변 트레킹을 마치고 꽃게다리에서 마무리하는 코스로도 활용된다.
무료 개방과 이용 시 주의사항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기본적으로 연중무휴, 상시개방이지만 태풍·강풍·기상특보 발령 시와 겨울 동절기 특정 기간에는 통행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해상 교량 특성상 육지보다 바람이 강하게 체감되므로 겉옷을 챙기는 편이 좋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교량 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태안 꽃게다리’ 또는 창기리 1269-187을 입력하면 된다.

꽃게다리는 갯벌과 낙조, 두 포구의 일상이 한 다리 위에서 겹치는 공간이다. 짧은 250m이지만 발아래로 펼쳐지는 서해의 깊이는 결코 짧지 않다.
낮게 기울어진 겨울 해가 수면을 붉게 물들이는 장면을 직접 마주하고 싶다면, 해 지기 한 시간 전 이 다리 위에 서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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