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꽃게다리…무료 개방된 250m 해상 인도교에서 즐기는 일몰과 야경

홍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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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꽃게다리, 2013년 개통한 무료 해상 인도교의 시간별 풍경

태안 꽃게다리 모습
태안 꽃게다리 모습 / 사진=충청남도 공식 블로그 현강 류

해 질 무렵 서해의 수평선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파도 소리가 발아래에서 출렁이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도심의 소음과 완전히 단절된 이 순간, 바다 위를 걷는 감각은 일상의 무게를 가볍게 만든다.

충남 태안에는 250m 길이로 두 항구를 연결하는 특별한 다리가 있다. 꽃게와 새우 조형물이 양쪽 끝을 지키는 이 공간은 무료 입장에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일몰부터 야경까지 시간대별로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셈이다.

바다 위를 걷는 경험과 서해의 노을,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 시장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이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을 연결하는 250m 인도교

태안 꽃게다리 전경
태안 꽃게다리 전경 / 사진=충청남도 공식 블로그 현강 류

꽃게다리(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1269-187)는 백사장항에서 출발해 남면 신온리의 드르니항까지 이어지는 해상 인도교다.

2013년 11월 8일 개통된 이 다리는 본선 폭 4m, 중앙부 폭 15m로 설계되었으며, 과거 ‘대하랑꽃게랑 인도교’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백사장항 쪽에는 새우 모양, 드르니항 쪽에는 꽃게 모양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어 태안 지역 수산업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드르니항은 순우리말 ‘들르다’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2003년 명명되었다. 소규모 어촌 항구인 드르니항과 대비되는 백사장항의 규모감은 다리를 건너는 동안 뚜렷하게 체감된다. 백사장항에는 수협공판장이 운영되며, 신선한 수산물 직거래 시장과 회·생선구이 식당이 밀집해 있다.

일몰부터 야경까지 시간대별 풍경의 변화

태안 꽃게다리 야경
태안 꽃게다리 야경 / 사진=충남관광

꽃게다리의 첫 번째 매력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이다. 겨울 기준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30분 사이, 서해의 수평선 너머로 태양이 내려앉으며 하늘 전체가 붉은빛으로 물든다.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도심 전망대와는 다른 몰입감을 선사하는 편이다.

해가 진 후에는 다리 전체에 LED 조명이 점등된다. 야간 조명은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며, 어둠 속에서 바다 위를 걷는 경험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특히 조석 간만의 차이에 따라 항구 풍경이 급격히 바뀌는 점도 흥미롭다. 밀물 때는 수면이 높아지고, 썰물 때는 갯벌이 드러나며 완전히 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다리 중앙부에는 선장 모형이 설치되어 있어 조종간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꽃게와 새우 조형물 앞은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SNS 인생샷을 남기려는 방문객이 많다.

무료 개방에 주변 연계 코스까지 풍성

태안 꽃게다리 위 풍경
태안 꽃게다리 위 풍경 / 사진=충청남도 공식 블로그 봄비

꽃게다리는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다. 백사장항 측 주차장은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주말에도 주차 걱정이 적다.

방문 추천 시간대는 일몰 1시간 전부터 해질녘까지다. 겨울 기준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30분 사이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몰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머물면 야간 조명까지 경험할 수 있다.

강풍이나 높은 파도가 예상될 때는 다리 위에서 물이 튀거나 폐쇄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드르니항
드르니항 / 사진=충청남도 공식 블로그 현강 류

주변 연계 코스도 다양하다. 백사장항에서는 신선한 수산물을 구매하거나 회·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으며, 봄부터 여름까지는 꽃게, 9월 초부터 10월 말까지는 대하가 제철이다.

드르니항에서 출발하는 태안해변길 4코스(솔모랫길)는 약 13km의 해안 트레킹 코스로,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안면도쥬라기박물관(약 2.75km), 꽃지해수욕장(약 9km), 삼봉해수욕장(약 1.68km) 등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 여러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태안 꽃게다리
태안 꽃게다리 / 사진=충청남도 공식 블로그 봄비

꽃게다리는 250m라는 짧은 거리 안에 서해의 자연과 지역 문화가 응축된 공간이다.

무료 개방과 24시간 운영이라는 접근성,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풍경, 신선한 해산물 시장까지 어우러져 가족 단위부터 사진가, 연인까지 폭넓은 방문객을 만족시키는 셈이다.

바다 위를 걷는 감각과 서해의 노을을 경험하고 싶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태안 백사장항으로 향해 꽃게다리를 천천히 건너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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