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국가정원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인생 최고의 가을 억새 군락

가을이 깊어지면 마음속엔 어김없이 은빛 억새가 아른거린다. 하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전국 유명 억새 명소는 등산객과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기 일쑤다.
힘든 산행 없이, 주차 걱정 없이, 탁 트인 평지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억새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금, 공업도시 울산의 심장부에서 그 꿈같은 풍경이 현실이 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을 억새 ‘인생 사진’ 명소,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떠나야 할 이유다.
태화강 국가정원

가을의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는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계절 정원’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 군락이다.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154에 자리한 이곳은, 가을 햇살을 머금고 일제히 피어난 억새들이 만들어내는 은빛 물결로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키를 훌쩍 넘는 억새들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마치 거대한 파도 속을 거니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에 휩싸인다.
특히 이곳의 억새는 울산의 또 다른 억새 명소인 신불산 억새평원과 비교했을 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압도적인 장점을 가진다.
가파른 등산로나 긴 이동 시간 없이, 주차장에서 내려 몇 걸음만 옮기면 바로 눈앞에 그림 같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으로 서걱이며 춤을 추는 억새의 군무는, 왜 이곳이 SNS에서 ‘가을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르는지 단번에 증명한다.
억새만 보고 가면 100% 후회하는 이유

물론 이곳의 매력이 억새뿐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억새의 은빛 향연에 감탄했다면, 바로 옆에 자리한 십리대숲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이 좋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가 하늘을 가린 숲길은 억새밭과는 또 다른 청량함과 평온함을 선사한다. 은빛과 초록빛, 두 가지 색의 자연을 한자리에서 누리는 호사는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기다린다. 일몰 후부터 밤 11시까지, 십리대숲은 수만 개의 조명으로 빛나는 ‘은하수길’로 변신한다.
억새밭에서 가을 낮의 정취를 만끽하고, 밤에는 은하수 아래를 거니는 낭만적인 산책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완벽한 코스가 완성된다. 억새와 함께 국화 등 다양한 가을꽃들도 만개해, 정원 전체가 거대한 포토 스튜디오가 되어준다.
이 모든 것이 무료, 국가가 인정한 클래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장엄한 풍경을 즐기는 데 드는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2019년 지정된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그 품격과 가치를 국가가 공인한 곳이다. 잘 관리된 시설과 깨끗한 환경 속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최고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정원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방문객 편의를 위한 안내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요금은 최초 30분 500원의 합리적인 수준이다.
이번 주말, 더 이상 멀고 힘든 산행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도심 속 가장 편안하고 황홀한 은빛 파도가 당신을 기다리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올가을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