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도-만지도 지겟길’ 트레킹…6.2km 코스 안에서 만나는 신석기 유적 패총과 봉수대 터

유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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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연대도-만지도, 에코섬과 신석기 유적을 잇는 시간 트레일

할배바위
할배바위 / 사진=통영 공식블로그 김영환

에메랄드빛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섬과 섬이 가까워진다. 하지만 이 다리는 단순히 두 개의 땅을 잇는 길이 아니다. 한쪽 끝에는 21세기 첨단 기술이 녹아든 ‘미래’가, 다른 쪽 끝에는 수천 년 전 인류의 숨결이 깃든 ‘과거’가 기다린다.

경남 통영의 보석 같은 두 섬,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연대도-만지도 지겟길은 섬의 속살을 걷는 트레킹 코스이자,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아주 특별한 시간여행이다.

미래를 품은 섬, 만지도에서 시작하는 길

통영 만지도 출렁다리
통영 만지도 출렁다리 / 사진= 통영 공식블로그 김판암

여행의 시작은 ‘늦게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이라는 뜻의 만지도(晩地島)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름과 달리, 이 섬은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를 보여주는 선도적인 장소다. 연대도와 함께 국내 최초의 ‘에코 아일랜드’로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섬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는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며, 탄소·일회용품·재활용 불가 쓰레기를 없애는 ‘3無 원칙’을 실천한다. 이곳에서는 편리함 대신 자연과의 공존을, 무분별한 소비 대신 지속가능한 여행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만지도 중심에 솟은 만지봉에 올라 푸른 통영 바다를 조망하고,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나타나는 몽돌 해변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이 섬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이미 특별해진다.

역사를 간직한 섬, 연대도에서 만나는 시간의 흔적

통영 연대도 출렁다리
통영 만지도 출렁다리 / 사진=통영 공식블로그 김영환

만지도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연대도(烟臺島)에 닿는다. 섬의 이름은 외적의 침입을 알리던 조선시대 봉수대(烟臺)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해발 220m의 연대봉 정상에는 봉수대 터가 남아 역사의 흔적을 증언한다. 하지만 연대도가 품은 시간은 조선시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바로 남해안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유적으로 평가받는 ‘통영 연대도 패총’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단순한 조개무덤이 아닌, 국가사적 제334호로 지정된 귀중한 역사 현장이다.

이미 7개의 문화층이 확인되었고, 13구의 신석기 시대 인골과 함께 당시 일본 규슈 지방과의 활발한 해상 교류를 증명하는 흑요석 원석, 토기 등이 대거 출토되었다. 수천 년 전 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았던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상상하며 걷는 길은 그 어떤 트레킹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지겟길 6.2km, 두 섬의 매력을 엮어 걷다

연대도 데크길
연대도 데크길 / 사진= 통영 공식블로그 김판암

과거 섬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오가던 길에서 이름 붙여진 연대도-만지도 지겟길은 두 섬을 한 바퀴 도는 총 6.2km의 순환 코스다.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오르막과 계단이 있어 난이도는 ‘중’ 수준이다.

만지도에서 시작해 연대도를 거쳐 다시 만지도로 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길 위에서는 짙은 동백나무 숲과 시원한 바다 전망 데크, 북바위·오곡도 전망대 등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절경을 감상할 포인트가 연이어 나타난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해안 바람과 짙은 나무 그늘 덕분에 내륙의 산행보다 훨씬 쾌적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이 특별한 시간여행을 떠나려면, 먼저 연명항(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명길 30)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연대도·만지도 바다랜드’가 운항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으며, 궁금한 점은 전화(055-643-3433)로 문의하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만지도 배편
만지도 배편 / 사진=통영 공식블로그 민옥자

배편은 주말과 공휴일에는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자주 운항하지만, 평일에는 운항 간격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늘어나므로 시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특히 계절과 물때에 따라 운항 시간이 자주 바뀌니, 출발 전에 반드시 전화로 운항 여부와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요금은 성인 1인 기준 왕복 13,000원, 소인은 8,000원이며, 섬에 들어가는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한 걸음마다 미래의 가치와 과거의 역사를 배우는 길. 연대도-만지도 지겟길은 당신의 통영 여행을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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