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회룡사, 사패산 회룡골의 역사 고찰

이른 봄, 산자락에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어도 계곡물소리는 어느새 활기를 되찾는다. 사패산 동쪽 깊숙이 자리한 회룡골에는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으며,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즈넉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 그리고 함흥차사로 돌아온 태조를 맞이한 태종까지, 조선 건국 초기의 굵직한 설화가 이 사찰의 이름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용이 돌아왔다는 뜻의 이름을 품은 이곳은 경기북부를 대표하는 비구니 사찰로, 여러 차례의 전란과 소실을 딛고 지금의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도심에서 쉽게 닿을 수 있으면서도, 발을 들이는 순간 도시와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르는 공간이기에 의정부 8경으로 뽑힌다.
사패산 회룡골에 자리한 천년 고찰의 입지

회룡사(경기도 의정부시 전좌로155번길 262, 호원동)는 사패산 동쪽 회룡골 깊숙이, 북한산국립공원 북쪽 구역에 자리한 사찰이다.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법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는 설과 조선 초 무학대사 창건설이 함께 전해지며, 1384년(우왕 10) 무학대사가 중창한 뒤 태조 이성계와 3년간 기도를 올렸다는 설화가 남아 있다.
이후 함흥에 머물던 태조가 한양으로 돌아올 때 무학이 기뻐하며 ‘용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회룡사라 이름 붙였다는 전승도 전해진다. 한국전쟁 때 전소된 사찰은 1954년 비구니 도준이 중건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며, 경기도 전통사찰 제7호로 지정(1988년)되어 있다.
경기도 문화재 3점이 봉안된 경내 전각

경내에는 대웅전과 극락보전, 삼성각, 범종각이 고요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회양목·오죽·배롱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대웅전 내부에는 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의정부회룡사신중도가 봉안되어 있으며, 19세기 불화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경내 오층석탑은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15세기 조선시대 석탑으로, 의상대사의 사리가 봉안되었다는 전승이 함께 전해진다. 경기문화재자료 제177호로 지정된 석조는 장방형 대형 석조로 조선 전기 양식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부처님오신날 전후로는 극락보전 앞마당을 가득 채우는 연등 장엄도 인상적인 볼거리다.
회룡계곡·석굴암·보호수까지 이어지는 탐방 코스

사패산 일대는 오랫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훼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도봉산·북한산에 비해 탐방객도 여유롭다. 회룡사 입구 마을 어귀에는 수령 400년 이상의 회화나무 보호수가 서 있으며, 태조 이성계와 얽힌 설화가 전해지는 상징목이다.
회룡사에서 조금 더 오르면 일제강점기 김구가 상해 망명 전 은신했다는 전승이 남은 석굴암 암자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오며, 이 구간은 경사가 있어 트레킹화를 갖추면 좋다.
회룡골 상류의 회룡폭포와 계단식 소가 연속된 계곡 풍경은 특히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다. 봄 진달래·야생화부터 가을 단풍, 겨울 설경까지 사계절 모두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회룡역에서 도보로 닿는 접근성과 이용 안내

회룡사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의정부경전철 회룡역에서 접근이 편리하다. 회룡역에서 회룡탐방지원센터까지 도보 약 10분, 탐방지원센터에서 사찰까지 약 1.2km로 총 2km 내외의 완만한 계곡길이 이어진다. 탐방지원센터는 북한산둘레길 16구간과 의정부소풍길이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해 걷기 코스와 연계하기에도 좋다.
사찰 인근에 소규모 주차 공간이 있으나 매우 협소하며, 회룡역 공영주차장(10분당 200원, 1일 최대 7,000원, 작성 시점 기준·변동 가능) 이용이 권장된다.
개방 시간은 상시·연중무휴로 소개되나 사찰 행사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방문 전 031-873-3391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조선 건국 설화와 비구니 사찰의 정갈함, 그리고 사패산 회룡골의 깊은 자연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곳이 이곳이다.
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거나 가을 단풍이 계곡을 물들이는 계절, 회룡역에서 천천히 계곡길을 걸어 들어가 오랜 전설의 흔적을 직접 마주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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