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들고 이 정도면 무조건 가야죠”… 5만 평이 전부 꽃으로 물든 가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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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호국의병의 숲
가을을 붉게 물들인 꽃바다 절경

의령 가을 댑싸리
의령 가을 댑싸리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류지희

지금껏 당신이 알고 있던 가을의 색은 모두 잊어도 좋다. 경상남도 의령에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상상 이상으로 강렬하고 초현실적인 붉은빛 세상이 열렸다.

발끝에서부터 지평선까지 온통 붉은 파도가 넘실대는 이곳에 서면, 마치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올가을, SNS 피드를 역대급 ‘인생샷’으로 도배하고 싶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가을 여행지는 바로 이곳이다.

“축구장 14개 크기, 온통 붉은 댑싸리 바다”

친수공원 댑싸리
친수공원 댑싸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송재근

이 놀라운 풍경의 주인공은 의령 댑싸리다. 빗자루를 닮아 ‘코키아(Kochia)’라고도 불리는 이 식물은 여름 내내 품었던 초록빛을 벗어던지고, 10월이 되면 거짓말처럼 핏빛에 가까운 선홍색으로 온몸을 불태운다.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경상남도 의령군 지정면 기강로 538-54)에 조성된 이곳 댑싸리 군락의 규모는 무려 약 51,000평. 감이 오지 않는다면 축구장 14개를 합친 크기를 상상해보라. 끝없이 펼쳐진 붉은 융단 사이를 걷는 경험은 그 자체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호국의병의 숲 여름 댑싸리
호국의병의 숲 여름 댑싸리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류지희

이곳에서는 막 찍어도 화보가 된다. 맑은 가을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오후 시간에 방문하면 더욱 깊고 풍부한 댑싸리의 붉은색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붉은색과 대비되는 밝은 톤의 옷을 입는다면 당신은 사진 속에서 가장 완벽한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이 붉은 바다를 가장 화려하게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이곳에서는 기강 리치 꽃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지역의 대표 행사인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과 함께 열려 더욱 풍성한 즐길 거리를 약속한다.

의령 가을 꽃
의령 가을 꽃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류지희

주인공인 댑싸리 외에도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할 조연들이 가득하다. 몽환적인 보랏빛 물결을 이루는 아스터 국화, 가을 감성을 더하는 황화 코스모스와 핑크뮬리, 정열적인 촛불 맨드라미까지. 다양한 색채의 꽃들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 없는 가을의 팔레트를 완성한다.

참고로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해, ‘호국의병의 숲’이라는 의미 있는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의령 댑싸리
의령 댑싸리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류지희

축제 기간을 놓쳐도 11월 2일까지는 아름다운 꽃단지가 계속 개방되니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이 모든 장관을 즐기는 데 드는 비용은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다.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올가을,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가을을 만나러 의령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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