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선정한 아름다운 사찰 33선”… 명승 제6호 계곡이 어우러진 천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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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불영사, 천년 고찰의 위엄

울진 불영사
울진 불영사 / 사진=불영사

겨울 산속 고요가 짙어지는 순간, 천축산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사찰 하나가 세월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고 있다. 키 큰 금강송들이 하늘을 가리고 계곡물은 얼음 아래로 흐르는 이 공간은 1,37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곳이다.

651년 신라 진덕여왕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사찰은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러 차례 화재를 겪으면서도 끝내 그 자리에 남았으며, 임진왜란의 참화 속에서도 하나의 전각만큼은 온전히 보존해냈다. 국보급 문화재 두 점을 품고 있는 이 공간은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천년을 이어온 전설과 문화재, 그리고 명승 제6호로 지정된 15km 계곡이 어우러진 이곳은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

불영사 모습
불영사 모습 / 사진=불영사

불영사(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사길 48)는 천축산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불국사 말사다.

651년 신라 진덕여왕 5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1,375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구룡사라 불렸다. 서쪽 산능선에 부처 형상을 닮은 바위가 있고, 그 그림자가 경내 연못에 비친다 하여 불영사로 개칭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1397년 태조 6년 화재로 소실된 후 소운대사가 중건했으며,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응진전만은 화마를 피했다. 1720년 대웅전이 다시 불타 1725년 영조 1년 천옥스님이 중건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보물 두 점을 품은 문화재 전각

불영사 대웅보전
불영사 대웅보전 / 사진=불영사

경내에는 대웅보전, 응진전, 관음전, 명부전, 극락전, 칠성각, 법영루, 산신각 등 10여 동의 전각이 자리한다. 응진전은 1981년 보물 제730호로 지정된 건물로 임진왜란 당시 유일하게 화마를 피한 가장 오래된 전각이며, 대웅보전은 1994년 보물 제1201호로 지정되었다.

대웅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다포계 팔작집으로 내부 탱화 묵서명을 통해 1725년 중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면 기단 하부에는 돌거북 장식이 조각되어 있어 건축적 특징을 더한다.

이 외에도 3층석탑, 영산회상도, 부도 등 여러 문화재가 경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입구의 연못은 부처 그림자 전설과 법영루가 조화를 이루며 사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성하는 셈이다.

비구니 수행 도량과 명승 계곡의 조화

불영계곡
불영계곡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불영사는 1968년 일휴스님이 비구니 도량의 기틀을 마련한 이후 1991년 심전 일운스님이 대가람 조성을 시작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1978년 개설되어 1996년 중창된 천축선원은 비구니 수행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주변에는 56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사찰로 향하는 진입로는 계곡 물소리와 키 큰 적송, 금강송이 어우러져 걷는 내내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사찰 인근 불영계곡은 1979년 12월 11일 명승 제6호로 지정된 곳으로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약 15km 구간에 걸쳐 있다. 약 20억 년 전 형성된 편마암 바위와 부처바위, 사랑바위 등 기암괴석이 계곡을 따라 이어지며, 2017년에는 울진·백두대간 국가지질공원 핵심 지질 명소로 인증받기도 했다.

무료 입장에 사계절 다른 매력

울진 불영사 설경
울진 불영사 설경 / 사진=불영사

불영사는 08:00부터 17:00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장은 일주문 앞에 마련되어 있고 경내까지는 약 1.2km 거리로 도보 20~30분 정도 소요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울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금강송면 방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문의는 054-783-5004로 가능하다.

사계절 각기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이곳은 특히 겨울철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국내 최대 규모 금강송 군락지와 인접해 있어 생태 탐방을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자연 속에서 걷는 즐거움을 더하며, 천년 고찰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울진 불영사 전경
울진 불영사 전경 / 사진=불영사

불영사는 1,375년 역사와 보물급 문화재, 그리고 명승 계곡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부처 그림자가 연못에 비친다는 전설은 방문객에게 신비로운 여운으로 남는 셈이다.

겨울 설경 속 천년 고찰의 고요를 마주하고 싶다면, 천축산 자락 불영사로 향해 역사의 무게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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