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후포 등기산공원
바다 위 걷는 스카이워크와 세계 등대

쪽빛 바다와 새파란 하늘이 맞닿은 경상북도 울진. 이곳의 매력을 단순히 눈으로만 담기 아쉽다면 발밑까지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특별한 경험을 추천한다.
언뜻 평범한 해안 공원처럼 보이지만, 아찔한 높이의 바다 위 산책로부터 전 세계의 역사를 품은 등대까지, 전혀 다른 세 개의 세상을 품고 있는 반전 매력의 공간이 기다린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이 동해의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울진 후포리의 숨은 보석, 후포 등기산공원과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떠나본다.
“바다 위를 걷는 듯, 하늘과 하나 되는 135m의 스릴”

여행의 시작은 공식 명칭 등기산 스카이워크(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산 141-1)에서 시작된다. 지난 2018년 개장 당시 총 길이 135m로 국내 최장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았던 이곳은, 비록 지금은 그 타이틀을 내주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스릴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해안 스카이워크가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것과 달리, 이곳은 시작점부터 망망대해를 향해 직선으로 힘차게 뻗어있다. 높이 20m의 교각 위, 폭 2m의 투명한 강화유리 바닥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마치 허공에 발을 띄운 듯 아찔한 감각이 온몸을 감싼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덧신을 신는 것은 선명한 바다 풍경을 위한 필수 절차다. 발아래로 부서지는 파도와 유영하는 물고기 떼가 고스란히 내려다보여, 내가 걷는 이 길이 하늘길인지 바닷길인지 헷갈릴 정도다. 특히 바람이 강한 날에는 초속 9m/s 이상의 강풍이 불면 안전을 위해 출입이 통제될 만큼, 온몸으로 동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스카이워크 중간쯤에는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후포 갓바위가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길 끝에는 의상대사를 향한 선묘 낭자의 애틋한 전설이 깃든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잠시 숨을 고를 틈을 준다.
“과거와 현재, 세계를 잇는 등대의 언덕”

스릴 넘치는 하늘길 산책을 마치면 출렁다리가 후포 등기산공원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을 안내한다. 예부터 낮에는 깃발을 꽂고 밤에는 봉화를 피워 뱃길을 알렸다고 해서 ‘등기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해발 64m의 나지막한 언덕이지만, 그 역사적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공원 정상에는 1968년 1월 처음 불을 밝힌 후포항 등대가 굳건히 서 있다. 백색의 팔각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이 등대는 10초에 한 번씩 하얀 불빛을 번쩍이며 약 35km 떨어진 바다까지 길을 안내한다. 특히 이곳은 한반도에서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등대 중 하나로, 동해안 항해의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지금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등대로 알려진 이집트의 ‘파로스 등대’, 붉은 벽돌의 고딕 양식이 인상적인 독일 ‘브레머하펜 등대’, 그리고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코르두앙 등대’ 등 세계 각국의 상징적인 등대들이 정교한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다.

운영 정보는 방문 전 확인이 필수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다르다. 3~5월과 9~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여름철(6~8월)은 오후 6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하며, 겨울철(11~2월)에는 오후 5시에 마감한다.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화요일)과 설, 추석 당일은 휴무이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 모든 시설의 입장료와 주차장(등기산 공영주차장) 이용 요금은 모두 무료다.
동해의 심장부에서 아찔한 스릴과 살아있는 역사, 그리고 전 세계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울진 후포 등기산공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바다와 빛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여행지다. 이번 주말, 지갑은 가볍게, 두 발은 짜릿하게, 마음은 풍요롭게 채우는 울진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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