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걸으면 평생 기억에 남는다”… 바다 위 절벽 따라 걷는 1.9km 해안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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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바다와 절벽이 만든 최고의 트레킹 코스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울릉도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단 한 곳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행남해안산책로를 택한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수직에 가까운 기암절벽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잇는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울릉도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정말 우리나라 맞아?”라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 비현실적인 풍경. 하지만 이 길은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자신의 속살을 쉽게 보여주지 않기에 더욱 특별하다.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행남해안산책로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글을 읽고 당장이라도 걷고 싶은 마음에 설레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행남해안산책로의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진 길의 특성상, 너울성 파도가 높거나 강풍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예고 없이 출입이 통제된다.

실제로 잦은 기상 이변과 재해 복구 공사로 인해 전 구간 또는 일부 구간이 통제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출발 전 반드시 울릉군청 웹사이트 공지사항을 확인하거나, 안전재난과(054-790-6454)에 유선으로 문의해 소중한 여행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날씨의 허락을 받는 것, 그것이 바로 행남해안산책로 트레킹의 진정한 시작이다.

바다 위를 걷는 길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전경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날씨가 허락해 행운처럼 길이 열렸다면, 여정은 보통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좌측에서 시작된다. 오징어 조형물을 지나 길에 들어서는 순간, 시야는 온통 푸른빛으로 채워진다.

바닥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바다와 거친 파도가 빚어낸 해식 동굴, 수만 년의 시간을 품은 기암괴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일대는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의 공식 지질명소로, 살아있는 지구과학 교과서나 다름없다.

본래 이 길은 행남마을 주민들이 해산물을 채취하고 뭍으로 나오기 위해 다니던 좁고 험한 길이었다. 마을 이름 ‘행남(杏南)’이 ‘살구나무’에서 유래했다는 소박한 이야기처럼, 길 곳곳에는 고단했지만 평화로웠을 옛 주민들의 삶이 녹아있다. 그 위를 여행자들이 걸으며 자연의 위대함과 사람의 역사를 동시에 느끼는 지금, 길의 의미는 더욱 깊어졌다.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절경의 파노라마

행남해안산책로 항공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편도 약 1.9km, 1시간 남짓 이어진다. 자연 동굴과 골짜기를 잇는 다리를 건널 때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400m 떨어진 언덕 위 행남등대로 향하는 오솔길도 만난다. 특히 가을철, 노란 털머위 꽃이 군락을 이루는 이 길을 따라 등대에 오르면 저동항의 절경과 촛대바위를 한눈에 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울릉도 해안산책로
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발은 구두 대신 발이 편한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추천한다. 전용 주차장은 없으므로 도동항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준비물은 많지 않다. 그저 모든 것을 천천히, 깊이 들여다볼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충분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색과 파도 소리,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짠 내음까지. 자연이 허락한 그날, 당신은 울릉도가 품은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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