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평이 전부 정원인데 무료이기까지?”… 대나무숲·꽃 품은 제2호 국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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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의 품격

태화강 국가정원 산책로
태화강 국가정원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박문환

늦은 오후, 대도시 한복판에서 바람이 방향을 바꾼다. 아스팔트 열기 대신 서늘한 대나무 향이 코끝에 스며드는 순간, 도심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83만 제곱미터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공장 굴뚝 너머 철강 도시 울산이라는 선입견을 단번에 지운다.

이곳은 한때 BOD 11.3ppm의 오염 하천이었다. 수십 년에 걸친 복원 끝에 1급수 태화강이 되었고, 2019년 7월 산림청으로부터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공식 지정받았다. 800여 종의 동식물이 살아가며, 멸종위기 1급 수달이 물속에서 헤엄치는 강변이 산업도시 한가운데 있다.

가을 국화가 단지를 물들이는 10월, 혹은 꽃양귀비가 붉게 일렁이는 5월이면 이 정원은 다른 표정을 내보인다. 계절마다 찾을 이유가 생기는 곳이다.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의 입지와 역사

태화강 국가정원 원경
태화강 국가정원 원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태화강 국가정원(울산광역시 중구 샛강남길 5)은 울산광역시 중구와 남구에 걸쳐 총 835,452㎡(약 25만 2천 평) 규모로 조성된 국가정원이다. 태화강 본류를 따라 태화지구(484,998㎡)와 삼호지구(350,454㎡)로 나뉘며, 전체 면적의 62.8%에 해당하는 630,504㎡가 녹지로 이루어져 있다.

1996년 BOD 11.3ppm이었던 태화강은 시민과 지자체의 수십 년 노력으로 2011년 1.9ppm의 1급수를 달성했으며, 그 생태적 회복이 국가정원 지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발원지인 울주군 두서면 백운산 탑골샘에서 동해 울산만까지 47.54km를 흐르는 강이 이제 800여 종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된 셈이다.

6개 주제로 구성된 다채로운 테마정원

십리대숲
십리대숲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잇컴퍼니 노시현

정원은 생태·대나무·계절·수생·참여·무궁화 6개 주제 아래 29개 세부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심에는 면적 110,525㎡, 약 50만 본의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십리대숲이 자리한다.

일본·중국·한국산 63종의 대나무가 모여 이루는 숲길은 약 4km에 달하며, 울창한 수관이 만드는 그늘 터널은 한여름에도 체감 온도를 눈에 띄게 낮춘다.

계절정원에는 봄이면 꽃양귀비·작약·수레국화 등 10여 종 6,000만 송이가 16만㎡ 초화단지를 가득 채우며, 가을에는 국화 단지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수생정원과 무궁화정원은 계절 특화 구역과 다른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밤을 밝히는 은하수길과 생태 체험

은하수길
은하수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십리대숲 안에는 일몰 후 또 다른 풍경이 열린다. 600m 구간에 설치된 LED 은하수길이 대나무 사이로 빛을 흘려보내며, 낮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연어·은어·황어가 회귀하는 태화강에는 멸종위기 1급 수달이 서식하며, 여름이면 백로 군락이, 겨울이면 떼까마귀 무리가 강변을 수놓는다.

유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원 가꾸기·체험 프로그램도 시즌별로 운영되어 아이와 함께 찾기에도 적합한 편이다.

무료 입장에 연중무휴, 방문 전 알아둘 정보

태화강 국가정원
태화강 국가정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정원 전 구역은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 상시 개방된다. 안내센터는 매일 09:00~18:00까지 운영되며, 은하수길은 일몰 시각부터 23:00까지 점등된다.

주차장은 정원 인근에 10곳 이상 마련되어 있다. 유료 주차장과 무료 주차장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고, 주차장별 운영시간·요금 정산 방식은 상이하므로 방문 전 확인을 권장한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무장애 화장실이 갖춰져 있어 이동 약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다. 방문 전 운영 관련 문의는 052-229-3147로 하면 된다.

태화강 국가정원 모습
태화강 국가정원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태화강 국가정원은 도시의 산업적 기억 위에 생태적 미래를 쌓아 올린 공간이다. 수십 년 복원의 결과물인 이 강변이 건네는 초록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진하게 남는다.

봄 꽃물결이나 가을 국화 향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울산 태화강변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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