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년 된 동백나무가 무료라니”… 1,850평에 600그루 붉게 물든 동백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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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동백나무군락
제주 남원의 겨울 명소

위미동백나무군락
위미동백나무군락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블로그

제주의 바닷바람이 거칠어지는 겨울, 남원읍 위미리 마을 어귀에는 붉은 동백꽃이 돌담을 따라 피어난다. 그 꽃길 사이로 걸으면 165년 전 한 여인이 황무지에 심었던 씨앗이 오늘날 제주를 대표하는 동백 숲으로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위미동백나무군락은 1858년 현맹춘(1831~1913) 할머니가 방풍림 조성을 위해 한라산에서 채취한 동백 씨앗을 심으며 시작된 16,529㎡ 규모의 동백 숲이며, 1982년 제주도 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되면서 제주의 개간 역사와 여성의 땀이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올레길 5코스의 중간 스탬프 지점이자 위미항과 위미웨이로 이어지는 해안 여행의 출발점으로도 주목받는 이곳은 겨울마다 수많은 여행객이 붉은 동백 터널을 걷기 위해 찾아오는 제주 대표 겨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제주 위미동백나무군락

위미동백나무군락 동백꽃
위미동백나무군락 동백꽃/ 사진=비짓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앙로300번길 15에 위치한 위미동백나무군락은 1858년 현맹춘 할머니가 황무지 16,529㎡를 구입해 한라산에서 채취한 동백 씨앗을 심으며 조성한 인위적 숲이다.

제주학연구센터 채록에 따르면 그는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 목적으로 나무를 심었으며, 이후 82년간 이 땅을 가꾸다 1913년 세상을 떠났다. 자생지가 아닌 인간의 의지와 노동으로 만들어진 숲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으며, 제주 여성의 개척 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으로도 평가받는다.

현재 돌담을 따라 늘어선 동백나무는  6,125㎡ 면적에 약 600여 그루로, 수령 100년이 넘는 고목들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1982년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제주 개간사의 중요한 증거로 인정받았으며, 나무 사이사이 쌓인 돌담은 제주 전통 농경지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돌담과 동백나무가 만든 오솔길은 제주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겨울철이면 붉은 꽃과 검은 돌담의 대비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이 만들어낸 역사적 공간을 걷는 셈이다.

붉은 터널이 만들어지는 시간

동백꽃
동백꽃 / 사진=비짓제주

위미동백나무군락의 동백꽃은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이 시기에는 돌담 위로 떨어진 붉은 꽃잎이 길을 덮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이 꽃잎을 비추며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오후 3시 이후 햇빛이 부드러워지는 시간대에 방문하면 꽃의 색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며, 사진 촬영에도 유리하다.

군락지 내부는 좁은 오솔길과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어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기 좋으며, 나무 아래 떨어진 동백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객이 많다.

다만 동백나무 보호를 위해 나무를 흔들거나 꽃을 꺾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눈으로만 담아야 한다. 꽃이 지는 2월 말에도 붉은 융단처럼 쌓인 꽃잎이 색다른 풍경을 만드는 편이며, 이 시기를 선호하는 사진작가들도 적지 않다. 겨울 제주의 따뜻한 햇살 아래 동백 터널을 걷는 경험은 계절의 선물과도 같다.

무료 입장에 올레길 연계까지

위미동백나무군락 입구
위미동백나무군락 입구 / 사진=비짓제주

위미동백나무군락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마을 입구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도보 2분 거리에 군락지 입구가 나오고, 내부는 20~30분이면 둘러볼 수 있는 규모다.

문의는 제주관광정보센터로 가능하며, 기상 악화나 수목 보호 기간에는 일부 구간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하면 좋다.

위미마을
위미마을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블로그

이곳은 올레길 5코스(남원포구~쇠소깍, 13.4km)의 중간 스탬프 지점이기도 해 올레꾼들이 자주 들르며, 도보 5분 거리에 위미항과 2023년 개통한 위미웨이가 있어 해안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위미웨이는 바다 위를 걷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며, 일몰 무렵 방문하면 노을과 함께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단, 700m 떨어진 위미동백수목원은 별도의 사유 시설로 입장료가 부과되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면 좋다.

위미동백나무군락 돌담
위미동백나무군락 돌담 /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공식블로그

위미동백나무군락은 165년 전 한 여인의 땀이 만든 방풍림이 오늘날 제주 겨울 여행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특별한 공간이다. 기념물로 지정된 역사적 가치와 600여 그루 동백나무가 만든 붉은 터널이 여행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셈이다.

겨울 제주의 바닷바람 속에서 165년 전 씨앗이 만든 숲을 걸으며 자연과 인간의 노동이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면, 1월 중순 동백꽃이 가장 화려한 지금 이곳으로 향해 돌담 사이 붉은 길을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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