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300년 1,700그루가 순백으로 물들었다”… 한국 3대 전나무 숲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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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전나무숲길
월정사까지 가는 순백의 터널

전나무숲길 겨울
전나무숲길 겨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월의 오대산은 첫눈과 함께 본격적인 겨울 왕국으로 접어든다. 해발 700m 깊은 산자락,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길목에 전나무 가지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고 개울물은 얼음 아래로 투명하게 흐른다. 그 신비로운 풍경 속으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겨울 숲길이 펼쳐진다.

오대산 전나무숲길은 최고 수령 300년에 달하는 전나무 1,700여 그루가 만든 약 1km의 산책로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연인들의 겨울 데이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초록 전나무와 하얀 설경이 대비를 이루는 12월의 풍경은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평가받으며, 평지형 산책로라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한국 3대 전나무 숲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곳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오대산 전나무숲길
오대산 전나무숲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월정사 일주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전나무숲길이 시작된다. 평균 수령 80~100년, 최고 수령 300년에 달하는 전나무들이 계곡과 나란히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회랑을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12월이면 전나무 가지가 휘어지도록 눈을 이고 서 있고, 햇빛이 눈 사이로 스며들면 숲 전체가 은빛으로 빛나는 장관을 연출한다.

겨울 해가 약하고 숲에 둘러싸여 체감 온도는 낮지만, 코끝에 닿는 공기는 신비롭고 건강한 느낌을 전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전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호흡기를 맑게 하고, 뽀드득거리는 눈 밟는 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어우러져 겨울 산책의 운치를 더한다.

드라마 속 그 장면, 낭만의 포토존

전나무숲길 겨울 풍경
전나무숲길 겨울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전나무숲길은 2016년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의 주요 촬영지로, 주인공들이 걷던 그 길을 직접 걸으며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숲길 중간쯤에는 촬영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눈 내린 날이면 초록 전나무와 하얀 눈의 대비가 극대화되면서 사진 한 장 한 장이 작품이 되는 셈이다.

2006년 쓰러진 ‘할아버지 전나무’ 근처는 또 다른 인기 포토존이다. 이 나무는 수백 년간 숲을 지켜왔던 상징적인 존재였으며, 쓰러진 뒤에도 그 자리에 남아 숲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겨울에는 쓰러진 나무 위에도 눈이 쌓여 세월의 흔적과 자연의 순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천년 사찰

월정사
월정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전나무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금강교를 건너면 월정사 경내로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된다. 겨울이면 전각의 기와지붕 위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더한다.

월정사 경내에는 전통 찻집이 운영되고 있어, 차가운 공기 속을 걸어온 여행객들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제공한다.

맑은 개울물(오대천)에 겨울 풍경이 고스란히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으며, 경내 관람 후에는 왔던 길을 따라 다시 일주문까지 걸어 나가면 된다.

월정사 가는 길
월정사 가는 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월정사 전나무숲길(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24시간 개방되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다만 주차료는 유료로, 입구 매표소에서 선불 결제 후 진입하는 방식이다. 승용차(중형/소형/SUV)는 6,000원, 경차(1,000cc 미만) 및 전기차는 3,000원, 대형 차량(16인승 이상 버스)은 9,000원이며,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매표소에서 요금을 결제한 후 차를 타고 약 12km 더 들어가면 월정사 주차장 또는 일주문 근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어 숲길 접근이 편리하다. 숲길을 왕복하는 데는 여유 있게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며, 월정사 경내 관람까지 포함하면 총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설경
오대산 전나무숲길 설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만든 순백의 터널과 드라마 촬영지로서의 낭만, 천년 고찰의 고즈넉함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겨울 여행의 백미다.

초록과 하얀색이 조화를 이룬 설경, 맑은 공기와 고요함이 주는 치유의 시간은 이곳이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인 셈이다.

눈 내린 날 전나무 숲을 걸으며 잠시 세상의 소음을 잊고 싶다면, 12월의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는 지금 이곳으로 향해 자연이 선사하는 겨울의 깊은 향기를 만끽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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