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으로 꼽히는 이유 있었네”… 차로 해발 373m 오르는 국립공원 속 천년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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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구룡사, 668년 창건 천년 고찰의 품격

원주 구룡사
원주 구룡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계절, 해발 1,288m 치악산 자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세상과 단절된 듯 고요한 숲이 펼쳐진다. 울창한 황장목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심의 소음이 어느새 멀어지며, 오래된 나무와 바위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신라 문무왕 8년(66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한국 33관음성지이자 원주 8경 1경으로 꼽히는 명소다. 거북바위 설화를 품고 이름마저 九龍寺에서 龜龍寺로 바꾼 역사, 조선 시대 황장목 벌목을 금했던 전국 유일의 표지석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다.

국립공원 깊숙이 자리한 이 사찰은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천년의 세월을 품은 가람이 사계절 다른 빛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치악산국립공원 자락의 천년 창건 역사

원주 구룡사 원경
원주 구룡사 원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구룡사(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500)는 신라 문무왕 8년(66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비로봉(해발 1,288m)을 품은 치악산국립공원 안에 자리한다.『치악산구룡사사적』에는 도선국사 창건설도 병존하며, 두 설화가 함께 사찰의 깊은 내력을 전해준다.

조선 중기에는 절 입구 거북바위 설화를 계기로 아홉 용을 뜻하는 九龍寺에서 거북 용을 의미하는 龜龍寺로 사명이 바뀌었으며, 1706년(숙종 32년) 강희(康熙) 45년 명(銘) 와당이 출토된 기록을 근거로 그 해 중건된 사실도 확인된다.

한국 33관음성지이자 원주 8경 1경으로 꼽히는 위상답게, 치악산 자락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입지가 천년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한다.

강원 유형문화유산 보광루와 경내의 주요 공간

원주 구룡사 모습
원주 구룡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원통문(일주문)을 지나 황장목 숲길을 따라 걸으면 사천왕문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강원도 유형문화유산 제145호 보광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지붕 구조로 지어진 보광루는 배흘림 원형기둥과 누하(樓下) 진입 구조가 특징이며, 불이문(不二門)의 역할을 하는 전이 공간으로 사찰의 성스러운 영역으로 안내한다.

2004년 1월 17일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누각을 지나면 대웅전이 펼쳐지는데, 2003년 화재로 전소된 후 실측보고서를 기반으로 원형 복원한 건물이다. 경내에는 보광루·대웅전 외에도 응진전, 삼성각, 조사전, 범종각, 적묵당, 심검당, 국사단 등이 자리해 가람의 풍요로움을 더한다.

전국 유일 황장금표와 템플스테이 체험

원주 구룡사 담장
원주 구룡사 담장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찰 입구 왼쪽, 학곡리 1061번지에는 강원도 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황장금표가 서 있다. 조선 시대 황장목(금강송)의 무단 벌채를 금하기 위해 세운 표지석으로, 전국에 유일하게 현존하는 황장목 벌목 금지 표지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각별하다.

1979년 5월 30일 기념물로 지정된 이 표석은 수백 년 전 국가가 왕실용 목재를 얼마나 엄격히 관리했는지를 증언한다.

사찰 체험을 원한다면 금강숲 자유형 템플스테이를 신청할 수 있으며, 범종 체험·차담·108배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기준 1인 8만원 2인 이상시. 인당 6만원이다.

입장료 무료, 주차 요금과 교통 안내

구룡사 대웅전
구룡사 대웅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룡사 입장료는 무료로, 2022년 문화재 관람료 폐지 이후 별도 비용 없이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주차는 구룡사 바로 앞 사천왕문 인근 내부 주차장과 초입 공영주차장(구룡 제2·3)을 이용하며, 2024년 5월 1일부터 유료로 전환되어 12시간 이내 5,000원(카드 결제 전용)이 부과된다.

회차 후 20분 초과 시 기본요금이 재부과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맑은 날에는 만차 가능성이 높아 이른 방문을 권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청량리·서울역에서 KTX이음으로 횡성역까지 약 58분(12,300원) 소요되며, 횡성역에서 버스로 약 35분이면 도착한다. 단, 버스가 하루 소수 운행되므로 귀환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문의는 033-732-4800으로 가능하다.

원주 구룡사 전경
원주 구룡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구룡사는 천년의 창건 역사와 강원도 유형문화유산 보광루, 전국 유일 황장금표가 한자리에 어우러진 보기 드문 사찰이다.

황장목 숲길을 걸으며 시간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치악산 자락의 이 고찰에서 오래된 것들이 전하는 조용한 울림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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