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9만 원인데도 줄 선다니”… 유럽 안 부러운 2만 2천 평 수도권 힐링 정원

현대적인 건축과 철학적 서사가 어우러진 양평 메덩골정원에서 자연과 예술이 경계 없이 섞이는 특별한 산책을 시작합니다.

메덩골정원 현대정원 미로
메덩골정원 현대정원 미로 / 사진=메덩골정원

핵심 요약

  • 경기도 양평의 메덩골정원은 약 7만3000㎡ 규모에 한국정원과 현대정원,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선곡서원을 아우르는 대형 야외 정원·문화 공간입니다.
  • 입장료는 어른 기준 평일 8만 원, 주말 9만 원이며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단월면 명성로 산골에 위치해 자가용 방문이 필수적입니다.
  • 공간별 철학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하루 세 번 진행되는 도슨트 투어 시간에 맞춰 방문하고 도보 이동을 위한 편한 신발을 착용하세요.

초여름 햇살이 잎사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6월, 경기도 양평 산골 깊숙이 자리한 정원 하나가 조용히 세상에 문을 열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스테인리스 조형물이 숲 사이에서 빛을 반사하는 풍경은 여느 수목원과는 전혀 다른 공기를 만들어낸다. 걷다 보면 이곳이 정원인지 야외 미술관인지 구분이 흐려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메덩골정원은 예부터 메꽃이 많아 ‘메덩골’이라 불리던 산골에 들어선 대형 정원으로, 약 7만3000㎡ 규모에 한국정원과 현대정원을 아우른다. 2026년 6월 2일 현대정원이 개관하면서 비로소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양평 산골을 정원으로 빚은 공간

메덩골정원 선곡서원
메덩골정원 선곡서원 / 사진=메덩골정원

메덩골정원(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명성로 862)은 수도권 외곽 산지 지형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대형 야외 정원·문화 공간이다. 류재용 대표는 이 정원을 만드는 과정을 ‘콘크리트로 시를 쓰는 과정’이라 표현하며, ‘철학적 사유와 대한민국 이야기를 담은 프랑스 감성의 정원’이라고 설명해 왔다.

한국정원 구역에는 버들치·산천어가 노니는 연못 용반연과 정자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내장산 일대 단풍나무를 이식해 조성한 숲과 25t 트럭 300대 분량의 돌로 만든 냇가가 이어진다.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선곡서원은 경북 안동 병산서원의 공간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로, 카페·서재·전시실을 겸해 쉬어가기 좋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한다.

6월 2일 공개된 현대정원의 철학 공간들

메덩골정원 현대정원 자유
메덩골정원 현대정원 자유 / 사진=메덩골정원

현대정원은 서양 철학과 문학을 공간 언어로 번역한 구역이다. 스테인리스 원기둥 100개가 빼곡히 서서 플라톤의 이데아를 입체로 구현한 ‘이데아’, 지름 35m의 원형 공간 안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가져온 ‘여정’이 대표적이다.

한국적 서사도 곳곳에 깔려 있는데, 갓 모양 대형 조형물이 놓인 ‘선비의 나라’와 겹겹이 쌓인 화단·삼각 건축물로 파도 위 거북선을 표현한 ‘불굴의 정신’이 그 축을 이룬다.

공간마다 개념과 서사가 층층이 얹혀 있는 만큼, 눈에 보이는 조형물보다 관람자가 어떤 감정과 해석을 불러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운영 측의 시각이다. 매일 세 차례 진행되는 도슨트 투어는 이 복층적 의미망을 풀어내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레스토랑 위버하우스와 수도권 숲 여행 흐름

메덩골정원 위버하우스
메덩골정원 위버하우스 / 사진=메덩골정원

정원 내 레스토랑 ‘위버하우스’는 니체의 ‘위버멘쉬’ 개념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지붕 위로 기둥 16개가 솟은 독특한 구조물로 완성됐다. 옥상에서 현대정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식사 공간이자 전망대 역할도 겸한다.

한편 메덩골정원이 문을 여는 시기와 맞물려 수도권 곳곳에서 오래 닫혀 있던 숲이 일반에 공개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도심 인근 홍릉숲이 33년 만에 완전 개방됐고, 관악산 자락 서울대 안양수목원 역시 58년 만에 시민에게 문을 열었다.

관람 시간·요금·교통 이용 안내

메덩골정원 한국정원 돌담길
메덩골정원 한국정원 돌담길 / 사진=메덩골정원

메덩골정원 입장료는 통합권 기준 성인 평일 8만원, 주말 9만원이며 도슨트 투어는 하루 세 차례 운영된다. 대중교통 접근이 불편한 양평 산골에 위치한 만큼 자가용 이용이 현실적이며,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 시간과 예약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즌·프로그램에 따라 요금 및 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공간 특성상 도보 이동이 많아 편한 신발 착용이 권장된다. 입장료 수준을 고려할 때 도슨트 투어에 함께 참여하는 쪽이 각 공간의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메덩골정원 한국정원 모습
메덩골정원 한국정원 모습 / 사진=메덩골정원

7만3000㎡(22,089평)의 산골 부지가 철학과 건축, 한국의 서사를 한데 엮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거대한 집념이 필요했다. 입장료에 대한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자신만의 분명한 언어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여름 초입, 숲 그늘이 짙어지기 전에 현대정원이 막 열린 지금이 메덩골정원을 처음 만나기에 가장 이른 타이밍이다. 홍릉숲, 서울대 안양수목원과 함께 올여름 수도권 숲 여행 일정을 새로 짜볼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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