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망 하나 보려고 다시 찾는대요”… 바다와 숲을 동시에 담는 이색 명소

입력

7월 추천 여행지

죽도 전망대 전경
죽도 전망대 / 사진=양양 공식블로그 김주연

매년 여름, 대한민국 청춘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곳, 양양의 해변은 서핑보드와 파도의 열기로 가득하다. 대부분의 시선이 바다를 향해 있을 때, 잠시 고개를 돌려 숲으로 향하는 이들만이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 있다.

해변의 소란스러움 위, 고요한 숲의 정상에서 이 모든 역동을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는 곳, 바로 죽도산 전망대다.

죽도(竹島)는 이름처럼 본래 대나무가 무성했던 섬이었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이 실어 나른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되면서, 지금은 누구나 쉽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나지막한 동산이 되었다.

죽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죽도 전망대 / 사진=양양 공식블로그 김주연

‘등산’이라는 단어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잘 정비된 나무 데크 계단으로 이어져 있으며, 성인 걸음으로 불과 15분이면 충분하다. 숨이 차오를 틈도 없이, 푸른 동해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흰색의 날렵한 전망대는 죽도산 정상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숲의 높이보다 약 20m 위에서 주변 풍경을 막힘없이 내려다볼 수 있게 해준다.

양양 전망대
죽도 전망대 / 사진=양양 공식블로그 김주연

이곳에 서면 비로소 양양이 왜 강원도 서핑의 성지라 불리는지 실감하게 된다. 북쪽으로는 동산항의 평화로운 어촌 풍경이, 남쪽으로는 대한민국 서핑의 메카인 인구해변과 죽도해변이 양 날개처럼 펼쳐진다.

수십, 수백 개의 서핑보드가 하얀 파도를 가르는 역동적인 모습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바다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르면 죽도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매력들을 만나게 된다.

죽도산
죽도산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가장 먼저 나타나는 ‘죽도정(竹島亭)’은 예부터 이곳을 찾던 이들의 쉼터이자, 동해의 장엄한 일출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다.

죽도정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서면 전설 속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과 파도가 빚어낸 거대한 부채바위, 신선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이처럼 전망대부터 해안 산책로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볼거리는 죽도산을 양양 가볼만한곳 목록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든다.

양양 죽도 전망대
죽도 전망대 / 사진=양양 공식블로그 김주연

결국 죽도 전망대는 가장 뜨거운 여름의 현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 열기를 차분히 관망하게 하는 쉼표 같은 공간이다. 파도에 몸을 맡기는 대신,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숲의 정상에 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모든 여정은 접근성이 좋은 죽도해변 공영주차장에서부터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다. 서핑보드 위에서 바라보던 양양의 바다를 숲의 정상에서 조망하는 순간, 익숙했던 풍경은 전혀 다른 깊이와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