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은 5경 중에 최고네”… 넓이 하나로 전국 1위를 기록한 일출·일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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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저수지
60년 역사 품은 국내 최대 저수지

예당저수지 풍경
예당저수지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월의 충남은 가을의 여운을 간직한 채 서서히 겨울의 기운을 받아들이고 있다. 저수지 주변에 남은 마지막 단풍은 바람에 스치는 순간 더욱 깊은 색을 드러내고, 잔잔한 수면 위로는 계절이 바뀌는 소리가 고요하게 번진다.

이 시기에는 풍경 전체가 차분해지면서도 색감은 오히려 또렷해져,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이 저수지는 다목적댐을 제외한 일반 저수지 중 만수면적 1,089ha로 전국 1위를 기록한 특별한 공간이며, 농업용 저수지에서 관광 명소로 거듭난 이곳의 매력을 살펴봤다.

예당저수지

예당호 출렁다리
예당호 출렁다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당저수지는 1964년 12월 31일에 준공된 농업용 저수지로, 당시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저수량 약 4,710만 톤(m³)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충남 지역 농업의 핵심 역할을 해왔는데, 이는 다목적댐을 제외한 일반 저수지 기준으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이곳이 여행지로 주목받게 된 건 2019년 4월 6일 개통된 예당호 출렁다리 덕분이다. 길이 402m, 폭 5m, 주탑 높이 64m의 이 현수교는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기록되며, 105억 원이 투입된 만큼 탄탄한 구조와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한다.

출렁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저수지 전경은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데, 특히 일몰 무렵 주황빛 하늘이 수면에 반사되는 순간은 방문객들의 셔터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셈이다.

사계절 산책의 매력

예당저수지 전경
예당저수지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당저수지의 또 다른 명물은 2020년부터 가동된 음악분수다. 최대 분사 높이 110m에 달하는 이 분수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호수 위에 설치된 가장 넓은 면적의 부력식 음악분수”로 공식 인증받았으며, 음악에 맞춰 춤추듯 움직이는 물줄기가 저녁 조명과 어우러지면 화려한 광경을 연출한다.

현재 음악분수는 겨울철 동파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하지만, 이 시기에도 예당저수지는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당저수지는 예산 5경으로 선정될 만큼 충남 예산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외에도 모노레일, 조각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편이다.

새벽 안개 걷히며 드러나는 일출의 장관

예당저수지 일출
예당저수지 일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경욱

예당저수지의 진짜 매력은 이른 아침에 드러난다. 해 뜨기 30분 전, 광활한 수면 위로 얇은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출렁다리는 구름 속을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수평선 너머로 첫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면, 저수지 전체가 금빛으로 물들면서 고요했던 수면이 천천히 깨어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출렁다리의 주탑 실루엣이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부각되는데, 이는 사진작가들이 예당저수지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이른 아침에는 방문객이 적어 출렁다리를 여유롭게 걸을 수 있으며, 새벽 공기를 마시며 저수지 둘레 산책로를 걷기에도 최적의 시간대다.

예당저수지의 낮
예당저수지의 낮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당저수지(충청남도 예산군 응봉면 등촌리)는 1986년 국민관광지로 조성된 이후 꾸준히 시설을 확충해 왔다.

국민관광지로서 예당저수지는 연중무휴, 무료 입장과 넓은 무료 주차 공간을 제공하며, 저수지 주변으로 이어진 산책로는 가볍게 걷기 좋은 코스로 인기가 높다.

60년 역사를 지닌 농업 시설이 현대적 관광 인프라와 조화를 이루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예당저수지 일몰
예당저수지 일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농업용 저수지로 시작했던 이곳은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르며 충남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지금은 풍경이 더욱 또렷해지면서 이 장소의 매력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공기가 수면 위를 스칠 때 저수지는 고요함을 더욱 깊게 머금고, 넓게 펼쳐진 물빛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은은한 회청색을 띠며, 흐린 햇살이 비치는 순간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잔잔한 저수지가 펼쳐지는 풍경은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장면이다. 자연과 현대적 시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 조용한 장관은 겨울을 맞는 여행자에게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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