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영월루, 입장료 무료로 경기도 문화재자료와 보물 석탑 2기 품은 영월근린공원 반나절 산책 코스

남한강의 물빛이 깊어지는 언덕 위, 조선의 문루와 통일신라의 석탑이 어우러진 누각에서 강 건너 신륵사의 고요한 정취를 눈에 담습니다.

홍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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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영월루
여주 영월루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핵심 요약

  • 여주 영월루는 18세기 조선 관아의 문루를 이전한 경기도 문화재자료로 남한강과 신륵사를 조망하는 익공계 팔작지붕 양식의 누각입니다.
  • 입장료 없이 24시간 상시 개방하며 공원 내부에서 보물로 지정된 창리·하리 삼층석탑 2기와 마암 등 다수의 역사 유적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공원 내 전용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여주대교 남단에서 도보로 접근해 신륵사와 연계한 1~2시간의 반나절 산책 코스로 적합합니다.

늦봄 오후, 남한강 수면 위로 햇살이 부서진다. 바람이 강 쪽에서 불어오면 언덕 위 누각에서 바라본 물빛이 유난히 깊어지는 시간이다. 수평선처럼 펼쳐지는 강줄기 너머로 고찰의 지붕선이 흐릿하게 걸리고, 언덕 아래 절벽에는 오래된 각자(刻字) 하나가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이 누각은 본디 조선 시대 여주 군청의 정문이었다. 1925년 군수 신현태가 파손을 우려해 현재의 언덕으로 이전했고, 그 이후 100년 가까이 남한강과 맞닿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다. 1983년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37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익공계 중층 팔작지붕 양식을 온전히 간직한 조선 후기 누각이다.

강 건너편 신륵사와 마주 보는 자리, 여주대교 남단 언덕 위 영월근린공원 안에 자리한 공간이 바로 영월루(迎月樓)다. 입장료 없이 연중 개방되며, 공원 산책과 문화재 관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조선 관아 문루에서 강변 누각으로 걸어온 300년

여주 영월루 모습
여주 영월루 모습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영월루(경기도 여주시 주내로 13, 상동)는 여주읍 상동 일대 영월근린공원 내 언덕 위에 자리한 2층 누각이다.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언덕은 강 건너 신륵사와 일직선으로 마주 보는 위치로, 강변 절벽 위 마암(馬巖) 바위와도 인접해 있다.

영월루는 원래 조선시대 여주 군청의 정문 역할을 하던 문루였으며, 익공계 가구수법과 양식 분석을 통해 18세기 말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1925년 군수 신현태가 파손 우려로 현재 위치로 이축하면서 지금의 자리를 얻었으며, 1983년 9월 19일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3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익공계 중층 팔작지붕이 빚어낸 건축미

영월루에서 보는 조망
영월루에서 보는 조망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영월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 형식으로, 오량(五樑) 지붕 가구를 갖추고 있다. 장대석 기단 위에 사각 초석을 놓고 그 위로 하층 기둥을 세운 구조이며, 창방은 굵은 부재로 보강되어 문루 가구법과 유사한 견고함을 보여준다.

상층 누마루 사방에는 계자각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강 쪽으로의 조망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건물 전체의 비례는 낮은 기단 위에 길다란 몸체와 들린 팔작지붕이 어우러진 형태로, 조선 후기 누각 건축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구조적 완성도가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핵심 근거이기도 하다.

보물 2기와 비석군이 함께하는 공원의 층위

창리 삼층석탑과 하리 삼층석탑
창리 삼층석탑과 하리 삼층석탑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영월근린공원(면적 약 38,903㎡)은 1999년 완공 후 2021년 재정비를 거쳐 현재에 이른다. 영월루 인근 언덕 위에는 여주 창리 삼층석탑(보물 제91호)과 여주 하리 삼층석탑(보물 제92호)이 나란히 자리하는데, 두 탑 모두 1958년 현 위치로 이전된 통일신라 시대 석탑이다.

공원 곳곳에는 현충탑, 그리스 참전비, 선정비·불망비·구휼비 등 다양한 기념 비석군이 있어 산책 동선이 자연스럽게 역사 탐방으로 이어진다.

누각 아래 절벽 바위에는 ‘馬巖(마암)’이라는 각자가 새겨져 있으며, 이 지명은 여주의 옛 군명 ‘황려(黃驪)’의 유래와 연결된 전설이 전승되는 곳이기도 하다.

연중무휴 무료 개방, 신륵사 연계 코스 추천

여주 신륵사
여주 신륵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영월루와 영월근린공원은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00:00~24:00) 개방된다. 주차는 공원 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문의는 여주시청 산림공원과(031-887-2602) 또는 관광 안내(031-887-2114)로 연락하면 된다.

강 건너편의 신륵사와 묶어 반나절 코스로 돌아보기 좋으며, 영월루·삼층석탑·비석군을 포함한 공원 전체 산책에는 약 1~2시간이 소요된다. 여주대교 남단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해 대중교통 이용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편이다.

영월루는 문루에서 누각으로, 관아 앞마당에서 강변 언덕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조선 후기 건축의 품격을 그대로 간직해왔다. 강물과 석탑, 오랜 비석들이 한 공원 안에 공존하는 이 풍경은 어디서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밀도다. 남한강 물빛이 가장 투명해지는 계절, 여주 영월루 언덕에 올라 강 건너 신륵사를 바라보는 시간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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