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생태지구공원, 금호강변 따라 피어나는 봄꽃 산책로

사월 중순이 되면 강변 둔치가 서서히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소래풀이라 불리는 보라유채가 일제히 꽃을 올리며 강변 전체를 뒤덮는 풍경은 도심 근처라고는 믿기 어려운 장면이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꽃물결이 일렁이고, 금호강 수면 위에 보랏빛이 번지듯 반사된다.
경상북도 내륙 깊숙이 자리한 영천은 신라 때부터 논농사를 위한 수리시설을 축조했을 만큼 물과 땅이 비옥한 고장이다. 536년 신라 법흥왕 때 조성된 청못은 당시 최대 규모의 수리시설로 기록되며, 이 도시와 물의 인연이 얼마나 깊은지를 새삼 보여준다.
봄 한철 보라유채가 지고 나면 작약, 양귀비, 백합, 장미가 차례로 강변을 수놓는다.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갈아입는 이 강변 공원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끊임없이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금호강 생태하천 정비로 탄생한 강변 공원

영천생태지구공원(경상북도 영천시 완산동 1035)은 금호강 16.1km 구간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349억 원을 투입한 생태하천 정비 사업의 결실이다.
황폐했던 강변 둔치가 생태적 가치를 갖춘 공원으로 탈바꿈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지금은 영천 시민의 일상 산책지이자 봄철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영천 지명 자체가 ‘신령스러운 샘’을 뜻할 만큼 이 고장은 오래전부터 물과 깊은 연을 맺어왔다. 공원은 그 역사적 맥락 위에 조성된 현대적 자연 공간인 셈이다.
1.4km 플라워 로드와 사계절 이어지는 꽃밭

영동교에서 영화교까지 이어지는 1.4km 플라워 로드는 이 공원의 핵심이다. 보라유채가 군락을 이루는 구간을 지나면 작약밭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양귀비와 백합이 계절을 이어받는다.
산책로 옆으로는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조성되어 있어 걷기와 라이딩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정자와 벤치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화장실도 갖추고 있어 긴 산책에도 불편함이 없다.
특히 보라유채가 절정을 이루는 4월 중순부터 5월 말 사이에는 강변 전체가 보랏빛 향연으로 가득 찬다.
주변 연계 관광과 영천공설시장 먹거리

공원 방문에 영천 시내 관광을 더하면 하루 일정이 알차게 채워진다. 한의마을과 화랑설화마을은 영천의 역사와 문화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이며, 보현산 출렁다리와 은해사는 자연과 고즈넉함을 함께 느끼기 좋은 명소다.
공원에서 멀지 않은 영천공설시장에서는 소머리국밥과 돔배기를 맛볼 수 있다. 곰탕골목으로도 유명한 이 시장은 오랜 지역 식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여행의 풍미를 더한다. 야영과 떡밥·어분 낚시는 금호강 내에서 금지되어 있으니 방문 전 참고해두는 편이 좋다.
무료 입장에 연중무휴 상시 개방

영천생태지구공원은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24시간 상시 출입이 가능하며, 운영 관련 문의는 영천시 공원관리사업소(054-330-6318)로 하면 된다.
주차는 영동교 둔치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공원까지 도보로 약 15분 거리다. 대구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포항에서는 약 50분이면 닿는다.
보라유채 개화 절정기인 4월 하순 주말에는 방문객이 집중되므로 평일 오전을 노리면 한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봄꽃을 찾아 멀리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공원이 증명한다. 무료로 걷고, 강바람을 맞으며, 1.4km 꽃길의 끝까지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도시의 소음이 어느새 희미해진다.
보랏빛 꽃물결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다면, 4월 중순에서 5월 말 사이 영천 금호강변으로 향해 계절이 빚어낸 풍경을 온전히 누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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